이번 배당으로 MBK가 설립한 모회사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900억 원가량의 현금을 챙겼다.
순이익 감소에도 MBK가 대주주로서 투자금 회수에 골몰한다는 비판이 다시금 제기될 만한 장면이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1001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6만8500원이다.
2023년 2월 MBK가 인수한 이후 첫 배당이다.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이자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83.6%를 보유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892억 원을 수령했다.
이번 배당을 두고 일각에서는 MBK의 투자금 회수 시도가 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순이익이 535억 원으로 2023년 1599억 원에 비해 66.5%나 감소했다. 배당성향은 189.9%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2428억 원에서 1618억 원으로 33.4%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2014년부터 10년간 평균 27.2%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3년 2221억 원에서 지난해 1044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6372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MBK가 인수하기 직전인 2022년 말 4017억 원과 비교하면 58.6% 늘었다.
전체 차입잔액 6300억 원 가운데 60%가 단기차입금인 것도 부담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1일 펴낸 ‘사모펀드의 경영차여 확대로 부각되는 신용도 점검 항목’ 보고서에서 “배당, 자산매각 등 과도한 투자이익 회수는 단기적으로 사모펀드 투자자에게 이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궁극적으로 ‘루즈-루즈(Lose-Lose)’ 관계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MBK가 인수한 기업이 과도한 배당을 지적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구강스캐터 솔루션 업체 메디트의 경우 지난해 899억 원을 배당했다. 메디트는 지난해 순이익이 230억 원 적자다. 2023년에도 273억 원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경쟁력 훼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익회수에만 골몰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해치는 사모펀드의 차입매수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BK는 2023년 1월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기 위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컨소시엄은 자기자금 4250억 원 이외에도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7000억 원을 차입해 M&A 자금을 마련했다.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에 나선 것이다. 이후 MBK 측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공개매수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같은 해 8월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는 MBK 고위인사들이 주요 임원 직위를 꿰찼다. 약 20개사 등기임원을 겸직해 논란을 빚은 김광일 부회장이 대표이사, 이진하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고 그해 10월에는 이사회 산하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직책도 맡았다.
이 부사장 역시 기타비상무이사로 투자심의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