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플랫폼들이 ‘직접 검수’를 내세워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흠집이나 도장 흔적 등은 검수 대상에서 제외돼 반품 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들은 인증중고차를 ‘품질이 보증된 차량’으로 인식하지만 검수 항목 외 불량은 플랫폼이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반품 시에는 탁송비, 주유비 등 수십만 원 비용이 청구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현대 인증중고차 △기아 인증중고차 △엔카닷컴 △케이카 △KB차차차 등 주요 중고차 플랫폼들은 자체 검수 기준을 마련하고 항목에 따라 차량을 점검한 후 판매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별로 검수 항목 개수에 차이가 있지만 ▲엔진, 미션 등 주요 동력계통 부품 ▲주요 부품 누유, 누수 여부 ▲차량 외관 및 도장 상태 ▲계기판, 실내 인포테인먼트 등 전자장치 ▲주행 성능 테스트 ▲보험 이력 조회 등을 포함해 100개가 넘는 항목들을 점검하고 있다.
반면 소모성 부품과 사용감에 해당하는 영역은 5개 플랫폼 모두 검수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 소모성 항목으로는 브레이크 패드, 와이퍼, 유리 스톤칩 등이 있다.

문제는 스톤칩과 외판 도장 흔적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자’로 보이더라도 플랫폼에서는 이를 정상적인 사용감으로 판단해 검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유로 소비자가 반납을 요구하면 단순 변심으로 처리돼 반품비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엔카닷컴은 차량의 △사고 유무 △옵션 등급 등을 제공하는 '엔카진단'과 차량의 내·외장 상태, 부속품 유무 등을 확인해 제공하는 '차량리포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차량리포트서비스는 참고용 자료로 엔카가 보증하는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차량 점검 후 이동, 주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등 엔카가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판, 스톤칩 등은 보증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 인증중고차, 케이카, KB차차차 등 다른 플랫폼도 중고차 특성상 소모성 부품이나 사용감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은 검수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신 엔진, 미션, 하체, 전장 등 차량 운행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항목을 세밀하게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중고차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외관 유리는 소모성 부품으로 보기 때문에 검수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카닷컴의 엔카믿고와 KB차차차는 단순 변심으로 반납 시 왕복 탁송비, 주유비, 재상품화 비용(재성능점검·세차 비용) 등을 청구하고 있다. 케이카는 왕복 배송비를 청구한다. 현대 인증증고차와기아 인증중고차는 왕복 탁송료와 보험료 및 금융상품 취소에 따른 수수료가 발생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