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은 올 들어 ELS 신규 발행액을 85%나 확대하는 등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발행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증권사 ELS 발행규모는 총 17조99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해 이미 2024년 전체 발행규모 16조743억 원을 넘어섰다.

발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0월까지 ELS 신규 발행액이 2조33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발행액 기준 작년에는 4위였지만 올해는 1위로 올라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달 조기상환·만기상환 조건이 되는 기준선이 고정된 '픽스드 배리어'형 ELS를 출시하며 ELS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개인고객 자금이 가장 많은 증권사인 만큼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ELS 판매가 타사 대비 활발했던 것으로 본다"며 "증시 상황이나 투자자 니즈에 맞춰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위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ELS 발행규모가 2조2634억 원으로 전년보다 33.4% 늘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이 전년 대비 37.2% 증가한 2조1579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ELS 시장 상위 5개사 중에서는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선훈)이 유일하게 ELS 발행규모가 줄었다. 올해 1~10월 신한투자증권 ELS 발행규모는 1조6131억 원으로 전년보다 17.1%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LP운용 손실 사태의 여파로 내부통제 강화가 강조되면서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 판매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월 내부통제 강화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만 80세 이상 초고령 투자자가 ELS·DLS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해당 지점과 직원의 판매 수익을 불인정하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고객 보호를 위해 고위험상품 권고보다는 안정적인 자산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 ELS 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올 들어 국내외 증시호황이 이어지면서 만기보다 일찍 수익을 정산받는 투자자가 늘고 이들이 ELS에 재투자하면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ELS 조기상환 규모는 지난해 3분기 4조821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조3918억 원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2분기 5조1281억 원, 3분기 6조8448억 원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는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반면, 올해는 주가 상승으로 ELS 조기상환 규모가 커지고 재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