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험시장은 삼성생명 일탈회계 중단과 즉시연금 대법원 판결 등 회계·소송 문제가 잇달아 발생했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로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 위해 국내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했으며 한화생명과 DB손해보험은 해외 금융사를 인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편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이 적자로 진입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고 금융당국은 지속되는 보험 영업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자 GA에 대한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1. 금감원, 생명보험사 일탈회계 중단 결론...회계처리 변경일 뿐 유배당계약자 권리관계 변동없어
금융감독원은 이달 1일부터 삼성생명을 포함한 생명보험사의 유배당보험 계약에 대한 ‘일탈회계’ 적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K-IFRS 제1117호 기준에 맞춰 재무제표와 주석을 수정해 공시해야 한다. 다만 이같은 결론에도 유배당계약자 몫은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원칙에 따라 '계약자지분조정'을 부채로 표시하지 못하고 보험부채 평가를 하게 되더라도 회계처리 상 자본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일 뿐 계약자들의 권리관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2. 자연재해 영향으로 손보사 자동차보험 적자 진입...5년 만에 보험료 올리나?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이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대형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이 자동차보험에서 연이어 손실을 냈고 이는 보험료 인하가 이어져 온 가운데 정비수가, 부품비 상승과 함께 호우·폭염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 및 손해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3. 삼성화재,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시너지 확대 VS 바뀐 건 없어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공식 편입하면서 보험업계 내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 시너지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업법에 따라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자본 운용, 헬스케어 서비스, 상품 개발 등에서의 협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질적인 경영 변화나 사업 전략 조정이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아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는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존에도 두 회사가 계열사로서 긴밀히 협력해왔던 만큼 구조만 바뀌었을 뿐 본질적인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 자본비율 하락으로 금융당국 경고장 받은 롯데손보, 매각 불확실성 증폭·행정소송 부담
롯데손해보험이 지난 11월 5일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가운데 비계량 평가 결과로 금융사에 경영개선권고가 부과된 건 경영실태평가 도입 이래 최초의 사례라고 반발했다. 금융당국은 롯데손보의 자본확충 미이행과 지속적인 건전성 문제를 지적했으나 롯데손보 측은 투자자산 조정과 수익 개선으로 자본적정성이 향상됐고 ORSA 도입 유예 역시 법령에 따른 정당한 절차라고 반박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진행 중이던 롯데손보의 매각 절차에는 제동이 걸렸으며 투자자 신뢰 하락으로 매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5.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로 금융지주사 전환 가속화
교보생명이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하며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보험뿐 아니라 저축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종합 금융 체계를 갖춘 금융지주사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교보생명은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등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을 내세워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6. 한화생명·DB손해보험 외국 금융회사 인수하며 해외 시장 진출 러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 지분 투자를 마무리하며 경영권을 확보하고 DB손해보험은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의 발행주식 100%를 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하며 국내 손해보험사 최초로 미국 보험사 인수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에 이어 은행업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강화했으며 디지털 금융 기술과 오프라인 영업망을 결합해 인도네시아의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리테일 금융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DB손해보험은 미국 보험사 인수를 통해 미국·유럽 보험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수익성이 안정적인 글로벌 보증보험 시장 진입과 다양한 리스크 다변화를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7. GA '불판' 발생하면 원수보험사가 책임...금융당국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시행
금융감독원이 최근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 등 보험 영업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와 영업질서 훼손 우려가 커지자 GA에 대한 내부통제 체계화 개선에 나섰다. 더불어 보험사가 GA를 통해 판매를 위탁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은 보험사가 GA 등에 대해 내부통제 수준, 판매행위, 소비자보호 체계 등을 점검·관리하며 향후 문제 있는 설계사임을 알고도 위촉해 해당 설계사의 위법행위 적발 시 설계사뿐 아니라 보험사도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8. '즉시연금' 소송에서 보험사 손 들어준 대법원...금감원 불완전판매 검사에 새 국면 접어드나
대법원이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에서 생명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보험사들은 약 1조 원의 보험금 지급을 면했지만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보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판결에서 설명의무 위반 사실은 인정된 만큼 앞으로 금융감독원의 내부통제 및 판매행위 점검이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금감원은 즉시연금 상품 판매 당시 설명의무 위반 등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생보사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사에 착수했으며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론 승소했지만 감독 리스크가 커진 생보업계는 검사 실효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 '사망보험금' 죽기 전에 노후자금으로, 생명보험사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 출시
생명보험사들은 고령층의 노후 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0월 30일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출시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을 활용해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해약환급금이 많이 적립된 고연령 계약자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으며 개인별 상황을 고려해 유동화 개시 시점과 수령 기간 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부는 이 상품을 통해 보험의 사후 보장 기능을 생애 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고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금융·복지 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10. '24년 만에 인하'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150%→130%, 숨통 틘 보험사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하향했다. 이는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보험사에 대한 건전성 요구 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번 기준 완화로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중도상환, 보험업 허가, 자회사 소유 등과 관련된 규제 충족도 한층 유연해져 자본 활용에 숨통이 트이고 과도한 자본 확충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