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민원이 감소했으나 SK텔레콤과 KT 해킹 사고로 통신 민원은 소폭 증가했다. 유통 관련 민원은 14% 감소했으나 전체의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등 불명예 1위에 올랐다. 특히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민원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올 1~11월 소비자 민원은 총 5만8384건으로 통계에 따르면 민원이 많은 업종은 유통→가전·IT→서비스→통신→자동차→금융→식음료→생활용품→게임→건설 순이다.

◆ 틱톡, 유튜브 등 플랫폼서 판매 사기 민원 '속출'
10개 업종 중 유통은 총 1만6339건의 불만이 제기되며 11년 연속 소비자 불만 1위 자리에 올랐다. 조사 업종 가운데 소비자 불만이 1만 건 이상 발생한 것은 유통이 유일하다.
지난해 티몬와 위메프 사태로 소비자 민원이 쏟아진 데 따른 기저 효과로 올해 유통 민원은 14% 급감했다. 다만 11월 말 쿠팡에서 약 3370만 명의 회원정보가 유출된 후 민원이 증가 추세여서 집계 전인 12월 건까지 고려하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비자들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해 와우회원 해지, 무단 결제 의혹, 선제적 보상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올해는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기존 온라인몰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매했다가 불량품을 받거나 광고와 전혀 다른 제품이 배송돼 구제를 요구하는 민원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틱톡 채널을 통해 구매한 경우 중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인조가죽 의류를 가죽 소재인양 판매하는 일이 다발했다. 이들 판매자는 해외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 AS도 부실해 이중 삼중으로 소비자 원성을 샀다.
쿠팡·네이버쇼핑·G마켓·SSG닷컴·11번가·롯데온·카카오쇼핑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도 민원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공영홈쇼핑이나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정통적인 유통 채널 민원은 감소했다. 홈쇼핑도 방송 자체보다는 업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민원이 더 많이 발생했다. 편의점은 매장 직원이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단골 소재로 등장했고 앱에 구매 물건을 보관하거나 픽업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된 분쟁이 늘어났다.
◆ 해킹 사고로 통신 민원 증가...음식물처리기, 로봇청소기 등 새로운 품목서 분쟁 다발
이어 가전·IT는 8005건으로 지난해(8880건)와 크게 다르지 않아 2위 자리를 지켰다. 기존 가전, 렌탈업체들이 민원의 주를 이뤘으나 올해 들어서는 음식물처리기, 로봇청소기 등 민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싱크리더, 웰릭스 등 음식물처리기 성능을 두고 업체와 소비자 간 이견으로 다툼이 잦았다. 로봇청소기는 라이드스토 등 군소업체를 대상으로 고객센터 연결 불통 등 민원이 있다. 코웨이, SK매직, 쿠쿠, 청호나이스 등 렌탈은 점검일 누락 등 고질병 같은 민원들이 반복됐다.
3위에 오른 서비스(6401건)부문은 호텔예약사이트 민원이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아고다, 트립닷컴, 마이리얼트립 등 해외호텔·관광지 예약 사이트에서 소비자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환불 불가나 과도한 취소 수수료가 가장 큰 불만 요인이다. 이어 택배는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우체국소포, 로젠택배 등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반품건을 잘못 가져가는 문제가 두드러졌다.
통신은 민원 건수가 5499건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하며 소비자 불만 4위에 올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대리점의 불법 영업이 민원의 상당수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통신 3사의 보안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관련 내용이 상당수 제기됐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유심 해킹 사고로 가입자 정보 약 2600만 건이 유출돼 유심 무료 교체를 시행했다. 소비자들은 해킹 사고 직후 해지시에도 위약금을 물어야 해 불만을 제기했고 이후 유심 무료 교체 정책 후에는 고령자들이 대리점을 찾았다가 영업을 당해 새 상품으로 계약한 사례들이 잇달았다. 8월에는 KT는 무단 소액결제가 발생한 가운데 약 2만2000명의 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 등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이 해지 및 보상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 국산차, 수입차 수리 지연 민원 속출...보험은 '수술적정성' 갈등
자동차 소비자 민원은 3426건으로 지난해보다 7.1% 감소했다. 현대차, 기아, KGM, 르노코리아, 한국GM, 벤츠, BMW, 볼보, 아우디 등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수리 지연에 대한 민원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차량은 화재 사고 민원이 발생했는데 원인 불명으로 온전히 소비자에게만 책임을 물어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제기됐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에 관한 민원도 일정 부분 차지하기 시작했다. 급속 충전인데 완속으로 충전되거나 충전금액에 오류가 생기는 등 문제다.
이어 금융은 2153건으로 민원이 17.1% 감소했다. 금융 민원의 40%는 손해보험에서 발생했다. 실손보험 보험금 부지급 갈등이 다발했다. 전년에는 백내장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간병보험, 신경성형술, 무릎관절주사 등 항목에서 갈등이 주로 발생했다.
식음료는 1736건으로 지난해보다 민원이 0.6% 증가했다. 이밖에 생활용품(8위, 1610건), 게임(9위, 445건), 건설(10위, 365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