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없는 ‘6단 질주’… 속도반응 느린게 흠
‘직렬 6기통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단 토스카 프리미엄6.’ 중형 세단 치고는 적잖은 ‘호화사양’이라고 할까.
하지만 4기통이나 5기통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출력과 4단 변속기보다 부드러운 변속감을 보여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GM대우는 수년 전 국내 최초로 중형 세단 매그너스에 직렬 6기통을 장착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시기상조라는 비판과 국내 자동차의 품질을 높였다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GM대우는 이번에는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나타났다. 그것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말이다. 세계적으로 중형차급(D세그먼트)에 6단 변속기를 장착하는 것은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
일본, 미국, 유럽 양산차업체들은 이 세그먼트에 이미 6단 자동변속기 장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6단 변속기가 ‘겉치레’,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형성돼 있는 게 사실이다.
어쨌든 직접 체험해보는 게 중요한 일. 한적한 토요일 저녁 자유로에서 ‘토스카 프리미엄6’ 2000㏄ 모델의 진가를 느껴봤다. 이 모델의 체력은 최고 출력 144마력/6300rpm, 최대 토크 19.2㎏.m/4600rpm.
시속 50㎞ 이하로 달리다 가속페달을 확 밟아 140㎞까지 속도를 높여보기를 수차례. 그동안 족히 3, 4단의 변속은 있었을 법했지만 변속감은 느낄 수 없었다. 또 고속에서도 흔들림이나 떨림 없이 안정적으로 치고 나가는 부드러움에 놀랐다. 물론 변속이 이뤄지는 순간 치고 나가는 파워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저속에서 고속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매번 느낀 바지만, 속도 반응이 조금 느리다는 느낌. 액셀을 콱! 밟아도(Kickdown) 분당회전수(rpm)만 급격히 올라갈 뿐 민감한 변속이나 가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정체가 많은 도심, 저속주행에서 여유 있는 가속을 보여주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GM대우 측에 물어봤다. “중형이지만 고급 세단을 모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반응을 조금 느리게 한 것”이라며 “외국 드라이버들은 엔진능력에 비해 민감한 가속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즉, 연비와 안락함에 중점을 두고 기어비를 맞춘 것이라고 했다.
아쉬운 점은 클리핑(변속레버를 D에 놓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면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는 상태) 상태에서 차량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점과 예전과 별 변화가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센터페시아 디자인이다.
6단변속과 관련, GM대우는 “4단 변속의 경우 4구간에서 힘을 관리했지만 이걸 6구간으로 분산해 관리를 하면 더욱 효율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며 “이로 인해 저속 및 고속주행 시 안정적인 기어비로 15% 정도의 연비개선 효과도 있다”고 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