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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인공태양 KSTAR 첫 플라스마 발생 '에너지 독립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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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인공태양 KSTAR 첫 플라스마 발생 '에너지 독립 출발점'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7.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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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산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rch)'가 완공 10개월 만에 첫 플라스마 발생에 성공, '에너지 독립국'을 향한 길고 험한 여정을 힘차게 시작했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이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지상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인공태양'인 셈이다.

   플라스마는 원자핵과 전자들이 분리돼 있어 기체보다 훨씬 자유로운 상태로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물질의 4번째 상태로 불리며 이 상태에서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태양은 높은 온도와 강력한 중력으로 99% 이상이 플라스마이다.

   고온 플라스마 상태의 중수소 원자핵들이 충돌하면 더 무거운 헬륨이 만들어진다. 이때 헬륨 원자핵 질량이 중수소 원자핵 2개의 질량보다 약간 작으며 여기서 줄어든 미량의 질량이 아인슈타인 공식(E=mc²)에 따라 막대한 에너지로 방출된다.

   핵융합에너지가 인류의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원료가 무궁무진하고 폐기물도 화석연료나 원자력보다 월등히 적을 뿐 아니라 폭발 등 위험도 거의 없기 때문에다.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중수소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원료로 사용한다.

   에너지 생산량도 기존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비할 수 없이 많다. 1g의 중수소와 삼중수소 혼합연료로 시간당 10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바닷물 1ℓ에 들어있는 0.03g의 중수소로 휘발유 300ℓ에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꿈의 에너지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장벽은 수없이 많이 남아있다.이 때문에 과학자들 조차도 핵융합에너지의 실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핵융합은 일으키기도 어렵고 일으킨다해도 원하는 에너지를 안전하게 뽑아내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핵융합장치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도 선진국조차 한 나라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이 든다.

   먼저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1억℃ 이상으로 가열된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해야 하고 그런 플라스마를 안전하게 가두어놓고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초고온 고밀도 플라스마를 만드는 것은 현 기술로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이런 장치를 경제성 있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세계 어디에도 없다.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이 적용된 사례가 바로 KSTAR와 한국 등 선진 7개국이 프랑스 카다라쉬에 공동으로 건설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이다.

   그런 KSTAR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2016년 3억℃의 초고온 고밀도 플라스마를 300초 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두 핵융합장치에는 모두 처음으로 니오븀(Nb)과 주석(Sn)으로 만든 고성능 초전도자석(Nb₃Sn)이 사용되며 KSTAR에 사용된 초전도 선재만 길이가 1만2천㎞에 달한다. Nb₃Sn은 영하 268.5℃로 냉각돼야 전류의 흐름을 막는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가 된다.

   냉각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플라스마가 발생하는 진공용기의 내부는 우주공간에 필적할 정도의 진공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내부의 온도가 수억℃까지 올라가도 그 열이 외부로 전달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

   하지만 KSTAR가 완공 1년도 안돼 보여주고 있는 실적들은 매우 고무적이다.

   KSTAR은 첫 플라스마 발생에 앞서 지난 4월 토카막 내부 상온진공 시운전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떠있는 우주공간에 필적하는 진공상태(3/1억mbar)를 달성했고 초전도체 냉각실험에서도 영하 268도 이하로 온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플라스마 발생 실험에서는 플라스마 전류 100kA 이상, 지속시간 100밀리초(ms) 이상이라는 성공기준을 단순에 뛰어넘었고 현재 플라스마 전류 100kA 이상에서 300ms, 온도(전자) 1천만도을 유지할 수 있는 단계까지 달성했다.

   물론 이런 수치들은 실제 핵융합실험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핵융합연구소는 2012년까지 온도 5천만℃, 플라스마 전류 1메가암페어(MA), 지속시간 20초 이상으로 끌어올려 중수소 핵융합 실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KSTAR의 최종 목표는 2016년까지 3억℃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300초 이상 유지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핵융합 상업발전은 앞으로 최소 20~30년간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핵융합장치 건설과 실험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KSTAR는 1995년 12월 시작돼 지난해 9월까지 3천90억원이 투입돼 완공됐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비용도 50억8천만 유로에 달해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7개국이 비용을 분담해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투입 예산에 비해 핵융합 발전의 성공가능성이 너무 작을 뿐 아니라 성공한다해도 경제성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핵융합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한계를 드러나기 시작한 만큼 인류가 미래의 에너지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 국내 학계의 의견도 국제핵융합연구가 성공할 경우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KSTAR를 통해 ITER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KSTAR를 이용해 핵융합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2040년대 후반까지 한국형 핵융합발전소 공학 설계를 완성한다는 '국가핵융합에너지개발 기본계획(2005)'대로 우리나라가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 독립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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