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한 텔레비전 방송을 위해 일하고 있는 알레산드로 베르텔로티라는 남자는 논밭두렁에 떨어진 사고 비행기 잔해에서 빠져 나오자마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택시를 잡아타고 인근 시내로 갔다.
그는 그 곳에서 새 옷을 사 피범벅이 된 옷을 말끔하게 갈아입고는 취재와 관련된 일을 예정대로 마친 뒤 자카르타를 경유해 귀국해 버렸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사라진 호주인 승객 10명 가운데 1명으로 구조요원들이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방송사 일 때문에 1년에 100여 회 이상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니는 그는 사고 비행기가 착륙 단계에 접어들었는데도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을 보고 사고를 직감했다면서 모든 승객들이 착륙 직전에 속도가 그처럼 빠른데 놀라 비명을 질러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후 다행히 나는 운이 좋아 살아 있었다"면서 "그러나 불이 나자 비행기 안은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만큼 캄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내 등을 보고 뒷문을 찾아 밖으로 빠져 나왔다"면서 "몇 사람이 이미 밖으로 빠져 나와 있었지만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아 우리가 사고를 당했고, 비행기가 불타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밖은 이상한 침묵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앰뷸런스가 몇 대 보였지만 나는 다친 데도 없고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어서 그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면서 "그래서 나는 시내로 가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