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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센터 아니면 부품공급 불가" 무더위에 에어컨 수리 밀려도 가전사 고집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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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센터 아니면 부품공급 불가" 무더위에 에어컨 수리 밀려도 가전사 고집불통
사설업체 통한 고장 수리 원천 봉쇄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7.04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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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 AS 지연사태가 올해도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전업체들은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수리 접수를 받고 있을 뿐, 정식 부품의 외부유통을 철저히 막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AS가 한 없이 밀려도 무한정 기다려야만 하는 상횡이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가 부품을 사설수리업체에도 공급할 수 있도록 해 수리를 받을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가전업체들은 전문성 등을 이유로 부품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4일 소비자고발센터(http://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성수기인 6~8월 제기된 ‘에어컨 수리’ 관련 민원은 320여 개에 달했다. 민원이 제기된 가전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 위니아, 파세코 등 다양했다. 주로 에어컨 수리 접수부터 처리까지 장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에어컨 수리 지연은 매해 여름마다 불거지는 단골 이슈다. 공식서비스센터 소속 수리기사 인력에 한계가 있는데다가 수 년전부터 주 52시간제 적용으로 야간·주말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에어컨 수리가 밀리는 한 여름에는 접수가 밀리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공식서비스센터에 수리가 밀리면 추가비용을 내고라도 사설업체를 통해 수리를 받고 싶어하지만, 이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 주요 가전제품 기업들은 사설업체에 자사 부품을 제공 및 판매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본사 홈페이지에 에어컨 필터 등 일부 쉽게 교체 가능한 부품은 판매하지만 다른 주요 부품은 공식서비스센터를 통해서만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도입한 자가 수리 제도를 통해 판매 중인 부품도 일부 품목의 휴대전화, 노트북, TV에 한정돼 있다.

에어컨의 경우 핸드폰 등 다른 가전과 달리 사용 전압이 크기 때문에 개인이 부품을 사서 수리하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소비자단체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수리를 받을 수 있도록 외부 사설업체에 부품을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여름 성수기처럼 수리 민원이 몰릴 땐 가전업체가 직접 외부사설업체에 수리 관련 교육을 진행하거나 자사 부품을 공유해 소비자 불편함을 최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전업계에선 사설업체의 수리 전문성 등을 이유로 부품 공유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설치나 수리는 전문성이 검증돼야 하는데 사설업체들 중에선 실력이 증명되지 않은 곳이 많다”라며 “만일 자사 부품을 공급하더라도 사설 업체 측에서 잘못 수리해 문제가 발생할 시 책임의 소지를 따져야 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지연되면 결국은 소비자 피해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식 부품을 사설업체가 받아 수리하더라도 추후 하자가 발생할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에선 보증기간 내라도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점도 결국엔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다.

한편 가전업체들은 4월에서 5월 사이 진행되는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통해 여름에 겪을 수 있는 수리 지연에 대한 불편을 선제적으로 덜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연 사무총장도 “우선적으로 업체들은 에어컨 사전 점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 사전에 미리 점검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에어컨을 자가점검검한 뒤 사전점검을 신청하면 전문 엔지니어에게 에어컨 냉방 성능, 냉매 누설 확인 등 점검 서비스를 받도록 돕고 있다. 3~5월 중 냉장고 등 가전제품 출장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에게는 에어컨을 무상 점검해주는 '플러스점검 서비스'도 집중 실시 중이다.

LG전자도 올해 3~5월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하고 냉매누설 여부, 배선연결 등 안전점검 등을 진행했다. 물론 출장비를 포함한 점검비는 무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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