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멜라민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콩단백질인 분리대두단백도 검사하기로 발표하면서 분리대두단백을 수입해 식품을 만들고 있는 업체들도 자체 성분 검사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분리대두단백의 멜라민 함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검사에 나선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분리대두단백은 햄이나 어묵처럼 육류.생선류를 쓰는 제품에 고기의 양을 줄이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고기와 성분이 비슷하고 씹는 촉감도 비슷하게 낼 수 있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인조 고기'나 '콩 소시지' 등을 만드는 데도 쓴다.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이유식이나 다이어트 보조식품, 영양보충용 건강기능식품에도 들어간다.
이 때문에 분리대두단백을 사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국내 유명 식품기업들은 분리대두단백으로 인해 자사 제품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할 것을 미리 염려하고 자체적으로 멜라민 검사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분리대두단백을 전량 수입해 햄과 신선식품, 건강보조식품 등 대부분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분리대두단백이 들어간 전 제품에 대해 자체 멜라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멜라민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나 제품 종류가 많아 검사에 2~3일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며 "그러나 분리대두단백에 멜라민이 함유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제품별 분리대두단백 함량이 1%도 안 될 정도로 소량이어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조그룹 역시 자사의 햄과 어묵·맛살 등 제품에 대해 자체 멜라민 검사에 나서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사조그룹은 특히 중국산 분리대두단백을 연간 90t가량 들여와 사용하고 있어 자체 연구소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외부의 전문업체 2곳에도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 회사는 또 중국산 식품 전반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고 분리대두단백까지 보건당국이 검사에 나서자 수입처를 중국이 아닌 미국이나 인도로 변경하거나 분리대두단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사조 관계자는 "분리대두단백은 어묵에 소량 쓰이는데 그 함량이 미미하고 필수적인 성분이 아니어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아예 쓰지 않는 방안까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분리대두단백을 만두류와 콩 소시지 등 제품에 사용하고 있으나 전량 미국산과 뉴질랜드산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F&B와 대상 측은 분리대두단백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어느 곳에서 얼마나 수입해서 쓰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동원F&B 관계자는 "제품이 너무 많아 일일이 성분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일부는 직수입하고 일부는 납품업체에서 공급받는고 있는데 어디에서 얼마나 들여오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식품업체들은 정부가 유제품뿐만 아니라 분리대두단백까지 검사에 나선 것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유제품과는 달리 분리대두단백의 경우에는 제품별 함량이 매우 낮고 제품가격을 높이기 위해 멜라민 성분을 넣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며 "이번에 함께 거론돼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공포심만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