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올 들어 9월까지 226억 달러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달러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보유 달러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 외환보유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396억 7000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35억 3000만 달러가 줄어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1∼9월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는 225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 18억 8000만 달러 증가에서 4월 37억 6000만 달러 감소로 돌아서고 나서 5월 -22억 8000만 달러와 6월 -1억 달러를 나타냈다. 이어 7월에는 105억 8000만 달러나 급감하며 사상 최대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고 8월에도 43억 2000만 달러가 줄었다.
한은 국제기획팀의 하근철 차장은 "9월중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은 늘었지만 글로벌 신용경색 심화로 외환당국이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고자 스와프시장의 참여 규모를 확대하면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의 약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을 미 달러로 환산한 액수가 감소한 것도 감소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9월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1조 8088억 달러), 일본(9967억 달러), 러시아(5816억 달러), 인도(2953억 달러), 대만(2821억 달러)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글로벌 신용경색에도 한국의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는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라며 "외환보유액 상위 10개국 가운데 보유액이 늘어난 중국, 브라질, 홍콩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감소폭이 가장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글로벌 신용경색이 지속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점을 고려할 때 외환보유액의 추세적인 감소는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외환당국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액 규모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 문제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앞으로도 시장개입의 필요성이 많을 수 있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