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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벨문학상 수상 후일 기약, 영광은 '르클레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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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벨문학상 수상 후일 기약, 영광은 '르클레지오'
  • 스포츠연예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0.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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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의 수상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올해 노벨문학상이 프랑스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클레지오에게 돌아가면서 한국인 작가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또다시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문단 안팎의 관계자들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해서는 수준 높은 번역을 통해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양질의 번역가 양성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한국문학 노벨상 수상 꿈이 아니다

아쉽게도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불발로 그치고 말았지만 문단 관계자들은 고은 시인을 비롯한 한국 작가들의 역량을 감안할 때 노벨문학상 수상은 더이상 꿈이 아니라고 말했다.

윤지관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에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우리 문학이 해외에 번역, 소개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고은 시인이 이렇게 해외 언론 등을 통해 여러번 후보로 거론되는 건 한국 문학의 수준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 문학의 번역이 노벨문학상을 탈 만한 여건이 안 될 정도로 양적, 질적으로 미흡한 상황에서 개별 작가들이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인 임헌영 한국문학평화포럼 대표도 "고은 시인은 지금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시인들에 비해 개인적으로나 시로나, 문학 내외적인 활동으로나 조금도 손색이 없는 시인"이라며 "한국문학의 수준은 이미 노벨문학상 수상 수준에 충분히 도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승철 한림대 교수도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한국문학의 문학 수준이 그에 못 미친다는 견해와 번역 수준이 그에 못 미친다는 견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한국문학이 체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며 번역 부분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문학 번역 걸음마 단계..질적ㆍ양적 향상 시급

한국문학의 번역작업이 여전히 걸음마 단계로 질적, 양적으로 모두 미흡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한국문학을 세계에 소개할 수준 높은 번역 인력의 양성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윤 원장은 "한국문학의 세계문학 도약을 위해서는 중요 작가의 중요 작품이 여러 언어로 활발하게 번역돼 해외 독자나 지식층에서 한국문학의 존재와 수준에 눈을 뜨게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번역가들을 많이 보유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 두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경우 1945년 무렵부터 국가 주도로 문학작품의 번역을 지원하고 나서 지금까지 2만종 가까운 작품의 해외 소개를 도왔다.

해외에 소개된 두 작가의 작품도 각각 130-150여 종에 달할 정도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한국문학번역원이 설립돼 번역 출판 지원과 번역가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한 해 13억원(번역 출판 부문) 가량의 예산으로 지금까지 341종의 번역 출판을 지원한 상태다.

절대 규모도 그렇지만 이미 번역된 작품의 질에 있어서도 갈 길이 멀다.

실제로 최근 한국문학번역원이 영어로 번역돼 출간된 한국문학 도서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신뢰성이 높은 우수한 번역은 10권 중 1권 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평가사업을 맡았던 송 교수는 "문학작품의 번역수준이 1970년대에 비해 나아졌으나 최근 들어 뚜렷한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읽기 편하게 옮기는 데에만 치중해 원작의 미묘한 감정의 결 같은 것을 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고은 시인의 경우 문학성도 뛰어나지만 다른 작가들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번역도 많이 나온 편"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우수한 번역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에서 한국학을 강의하기도 한 김준길 명지대 연구교수는 "한국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해서는 한국 문명 자체가 보편화해야 하며 외국 학자층에서 한국 문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심취해 세계 무대에서 이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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