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과 주가 폭락으로 국내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수입가격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공산품 일부 품목의 가격이 최근 인상됐고 일부는 곧 오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해지고 실물 경기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와 식품업계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참치캔, 빵, 기저귀 등의 가격이 지난달부터 한 달여간 10∼20% 가량 올랐다.
또 바나나와 수입소고기, 와인 등 수입 농축산물, 수입 제품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0∼20% 가량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최근 한 달여간 가격 오른 참치캔, 다시다, 빵 = 동원F&B는 참치캔 가격을 지난달 25일부터 14∼18%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살코기캔(100g×3입)의 경우 기존 3천780원에서 4천490원으로, 고추참치캔(150g×3입)은 기존 5천100원에서 5천990원으로, 스파게티참치캔(150g×3입)은 기존 5천210원에서 6천원으로 올랐다.
사조산업 역시 참치캔 가격을 13일부터 15∼20% 올려 사조 살코기참치(150g)가 기존 1650원에서 1950원으로, 올리브유참치(150g)가 2000원에서 2300원으로 인상됐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참치 가격이 국제적인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평균 가격에 비해 올해 4월 50% 가량 인상된 데 이어 8월에 15% 가량 추가로 인상됐고 최근 계속되는 환율 급등으로 구매 가격이 상승한 것도 압박이 됐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다시다 가격을 지난 25일부터 7∼9% 인상, 대형마트에서 CJ다시다 500g 용량은 5650원에, 750g 용량은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역시 호주산 쇠고기의 최근 국제 시세가 연초 대비 50% 정도 오른 데다 수입 가격 역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했다.
SPC도 샤니 찐빵과 삼립 호빵을 지난달 5일부터 편의점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단팥 호빵은 지난해 600원이던 것이 현재 700원에, 야채.피자호빵은 지난해 700원이던 것이 현재 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샤니의 `요요꿀호떡'(400g)도 이달 1일부터 1680원에서 1890원으로 15% 가량 인상됐다.
SPC 관계자는 "지난 5-7년 동안 빵 가격을 동결한 상태에서 올해초 밀가루 가격이 60-70% 올라 인상 압박이 심해진데다 최근 환율상승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더이상 견디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밖에 하기스 `보송보송 기저귀'도 지난달초 가격이 7.3% 인상됐으며, 옥시크린(3㎏)은 지난달 12일부터 기존 1만3900원에서 13% 오른 1만5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 인상 임박한 바나나와 호주산 소고기 = 최근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바나나의 도매시장 가격은 지난해 13㎏에 1만3000원 수준이던 것이 10월 첫째주 현재 1만8000원으로 38.5%나 올랐다.
대형마트들은 아직 이 도매가 인상분을 매장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으나 이르면 이번주나 다음주 중으로 판매가를 인상할 예정이다.
호주산 쇠고기 역시 환율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이번주부터 10% 가량 인상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조만간 장류와 소고기 사용 제품 등 가공식품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해 사실 모든 제품이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데, 호주산 소고기와 콩의 국제 시세가 상승 추세인 데다 환율이 계속 올라 수입가가 오르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국산 고추와 마늘까지 작황이 안 좋아 간장.고추장 등 장류 제품, 소고기 사용 제품 등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점차 대중 소비가 늘고 있는 와인도 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와인 수입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 아양FBC, 대유와인이 지난 5월 5-20% 인상한 데 이어 가무드뱅, 두산이 8월에 5-20% 인상했으며, 신동와인과 동원와인플러스가 이달 중 5-10% 가량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소비 심리가 위축돼 실적이 부진한데, 여러 외부적인 요인으로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지갑이 더욱 닫혀 실물 경기 침체가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