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몸살을 앓은 중국에서 이번에는 구더기귤이 전국적으로 잇따라 발견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쓰촨(四川)성 광위안(廣元)시에서 생산된 귤에서 구더기가 발견되면서 촉발된 이번 파문은 베이징과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지린(吉林) 등 전국 각지로 확산되면서 귤값이 폭락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28일 구더기귤이 쓰촨성을 비롯해 허난, 후베이, 지린, 윈난(云南), 구이저우(貴州) 등으로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新京報)는 시에서 유통되는 귤에서 1㎝ 크기의 구더기가 발견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도매시장에서 귤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는데도 귤을 사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귤을 운반하는 화물 차량의 공급가도 크게 떨어져 유통업자들이 본전을 건지기가 어렵고 화물차 기사들 상당수가 일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귤의 10%를 생산하는 후베이성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현지 언론들은 후베이성에서 생산된 귤의 70%가 팔리지 않아 창고에 가득 쌓여 있고 이번 파문으로 말미암은 직접 손실만 해도 15억위안(3천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그밖에도 지린성 창춘(長春)에서도 구더기귤이 발견되고 산둥(山東)성에서도 구더기 귤 파문으로 출하된 귤이 창고에서 썩어들어가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앞서 파문의 촉발지인 광위안에서는 지난달 22일을 전후해 귤에서 구더기로 보이는 기생충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1천200t의 감귤을 소독처리하거나 땅에 매립하는 소동을 빚었다.
귤에서 실파리 해충의 일종으로 중국에서는 다스잉(大實蠅)이라고 불리는 구더기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소비자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쓰촨성 감귤을 구매하지 말자고 불매운동을 벌인 바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농업부는 문제가 된 지역의 귤을 모두 폐기처분하고 방역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하고 중국 전문가들도 "이 벌레는 인체에는 해가 없다"며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감을 수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