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기름 값이 도저히 감당이 안 돼 기름보일러를 끄고 연탄난로를 때고 지냅니다."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홀로 사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 한모(77) 할머니는 부쩍 쌀쌀해진 날씨 속에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한 할머니는 "기름 값과 물가가 너무 올라 돈을 아끼려고 거실에 연탄난로를 놓고 지낸다"며 "뜨거운 물로 머리라도 감으려면 기름보일러를 켜야 하니까 돈이 이중으로 들게 생겼다"고 한숨지었다.
수원의 방 2개가 딸린 집에서 부인과 함께 사는 박모(70) 할아버지는 "소득은 없는데 기름값이 자꾸 올라 작년에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로 바꿨다"면서 "겨울에는 연료비를 줄이려 작은 방에서 내외가 함께 지낸다"고 했다.
그는 "서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다 그렇겠지만 겨울을 나려고 연탄보일러를 들여 놓는 이웃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본부' 집계에 따르면 경기지역에 연탄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사된 가구는 작년 2천260여가구에서 올해 2천800여가구로 24% 많아졌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연탄 사용 인구가 늘어난 것은 지급대상이 확대된 측면도 있고 기름 값 부담으로 연탄 사용 가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7만7천원 상당의 연탄쿠폰을 지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겨울을 나기에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박 할아버지는 "겨울을 나려면 연탄이 400~500장은 필요한데 정부에서 준 쿠폰으로 마련할 수 있는 연탄은 200장 정도"라며 "이거라도 주는 게 고맙긴 하지만 부족한 느낌"이라고 했다.
수원시 한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연탄 200장으로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연탄 값마저 지난해보다 30% 가량 올라 영세민들의 가계 부담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G연탄 사장 이모(40)씨는 "작년에 장당 230원씩 출고되던 연탄 값이 올해는 300원으로 올랐다"며 "그나마도 운송.배달료가 얹어져 소비자들은 500원은 줘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