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가 부재중인 소비자에게 물품을 제대로 배송하지 않아 내용물이 모두 부패됐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충남 부여군의 김모씨는 지난 달 24일, 한진택배 기사로부터 김씨가 근무중인 부여의 모 초등학교에 물품을 배달하러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김씨는 출장 중이라 다른 교직원이 택배기사에게 부재 사실을 전달해줬다.

기사의 전화를 받고 몇 분 후 김씨는 택배기사에게 물품이 시부모님이 보낸 음식물이라 부패할 수 있으니 반송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택배기사의 위치를 문의해 근처 식당에 맡겨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몇 시간 뒤 택배기사로부터 또 한 번 전화가 왔지만 회의 중이었던 김씨는 문자로 용건을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택배기사는 답장이 없었고, 회의를 마친 후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출장지에서 돌아와 택배를 맡겨놓으라 부탁했던 식당으로 가봤지만 식당에서도 맡아놓은 물건이 없다고 대답했다.

당황한 김씨는 한진택배 측에 사정을 전달하고 답신을 기다렸지만 다음날이 돼서야 “물건이 반송돼 김해에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한진택배 김해점 점주에게도 반송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부여지역을 담당하는 기사에게 물품을 반송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하지만 부여점 기사는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가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며 메시지 보낸 내용을 설명했지만 기사는 김씨의 설명에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택배 물품은 김해에서 다시 부여로 배송됐지만  김씨가 요청한 배송지가 아닌 집주소로 도착했다.

택배 기사는 집으로 물품을 배달한다는 사전 안내 한마디 없이 상한 식품이 들어있는 상자만 집에 놔두고 가버린 상태였다.

이후 김씨는 택배 문제로 인한 억울함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한진 택배 고객 센터에 민원을 두 차례 접수했다.

며칠 후 한진 택배 측이 배상해 주겠다며  제품 회수 차 방문하겠다고 말해 김씨는 상한 식품을 차에 싣고 출근했지만 회사 측도 기사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김씨가 부여점에 해당 내용을 강력히 항의하자 점주는 “반송책임은 기사에게 있고, 항의할 내용이 있으면 본사에 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씨는 한진 택배 지점을 운영하는 점주들, 택배 기사 들과 전혀 의사소통이 안돼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요즘에는 직장생활로 택배를 맡기는 일이 허다한데, 소비자의 동의도 없이 제품을 반송해 그 많은 음식물을 썩어서 못쓰게 만든 한진 택배의 무책임한 운영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 택배 관계자는 “현재 김씨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보상문제를 협의 중에 있다. 영업 소장이 직접 방문해 자세한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 배송 시 김씨가 회의 중에 있었고, 다른 곳에 물품을 맡기길 부탁했지만 택배 업무는 30분, 1시간 씩 한 사람의 소비자를 기다릴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맡겨 달라 부탁한 곳에서 물품을 받아 주지 않고, 또 다른 곳에 맡기려 하자 가게 문이 닫혀 있는 등 택배 기사가 곤란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다른 업무를 진행하면서 김씨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김씨가 어느 정도 양해를 해줘 문제없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수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