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세이 퍼시픽 홍콩 항공이 통관절차를 이유로 늦게 도착한 수화물을 고객 동의 없이 개봉하고 이과정에서 일부 물품이 분실됐는데도 불구 보상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경기도 시흥시의 이모씨는 지난 달 16일 로마에서 홍콩을 경유해 서울에 도착해보니 수화물이 없어 케세이 퍼시픽 항공에 문의한 후 수화물 분실접수를 했다.
케세이 퍼시픽 항공 로마 지점에서 짐을 실수로 빠뜨린 사실을 알게 돼 이씨가 항의하자 항공사 측은 가방 비밀번호와 가방 속 내용물 목록을 상세히 기재해 팩스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뒤 기다리면 도착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씨는 가방 번호와 팩스를 보낸 뒤 연락을 기다렸지만 일주일 후 항공사 측은 “가방을 열어보니 이씨의 짐이 맞지만 비밀번호는 숫자 하나가 다르더라”고 알렸다.
이후 이씨가 전달된 가방을 확인해보니 다 찢어지고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있었다. 가방안 짐도 엉망으로 뒤집어져 있고 여행 중 사용한 카메라와 선물까지 없어진 상태였다.
당황한 이씨가 항공사 측에 분실물이 있다고 알린 후 가방을 훼손한 이유를 따져묻자 직원은 오히려 “원래 파손된 것 아니었나, 분실물을 우리가 가져갔단 말이냐”며 펄쩍 뛰었다.
이씨가 가방 비밀번호가 맞지 않는데도 고객에게 문의하지 않고 임의로 가방을 연 것에 대해 다시 강하게 항의했지만 직원은 "알아서 맞춰 보면 열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는 어이없는 답변만 남겼다.
이씨는 직원과 말이 통하지 않자 다른 담당자에게도 항의했지만 항공사 측은 훼손된 가방 이외 어떤 보상도 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이씨가 재차 반발하자 항공사측은 없어진 물건을 kg당 20달러로 책정, 5kg의 물건을 분실한 것으로 간주해 이씨에게 100달러를 주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규정만 내세우는 항공사 측의 태도가 불쾌했던 이씨는 제안을 거절했다.
이씨는 “가방 안에 법에 어긋나는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방을 다 찢어서 마음대로 휘저어 놓고 없어진 물건은 책임이 없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돈 10만원으로 이 일을 무마하려고 하는 항공사 측의 대응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순전히 항공사의 실수로 이같은 일이 발생했는데도 잘못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카메라는 잃어버려도 좋지만 여행 중 찍은 소중한 사진들은 어떻게 보상받냐”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케세이 퍼시픽 항공 관계자는 “이씨에게 일어난 일은 모두 사실이지만 당사자가 없는 상태에서 통관절차를 거치려면 가방을 열어봐야 하는데 비밀번호를 잘못 알려줘 힘들게 절차를 거쳤다. 훼손된 가방은 교체해줬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동의 없이 가방을 연 것에 대해 이씨가 크게 항의하고 있지만 보상이 힘들다. 케세이 퍼시픽 뿐 아니라 어떤 항공사에서도 이런 경우에 보상해 주는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경우 보상이 안 되지만 이씨에게 예외적으로 100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씨가 이를 거절한 상태고, 향후 받을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씨는 전혀 받을 마음이 없다며 케세이 퍼시픽 항공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개세이 파시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