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에서 구입한지 2달된 스쿠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와 사용과실을 주장하는 판매자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흥시 정왕동의 김모씨는 지난 7월 옥션을 통해 77만8000원에 전동스쿠터를 구입했다. 김씨는 ‘품질혁명, 전국 AS센터 구축, 1년간 무상 수리’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망설임 없이 이 스쿠터를 선택했다.

구입한 다음날 시운전을 하자 스쿠터의 사이드미러가 느슨하게 고정 돼 있어 심하게 흔들거렸다.

김씨가 업체에 전화해 AS를 요청하자 근처 대리점에서 수리하고 영수증을 보내라며 무책임하게 대답했다. 업체의 안일한 태도에 실망한 김씨는 스스로 고쳐서 다시 사용했다.

그러나 사이드미러 고장은 문제의 서곡에 불과했다. 지난 9월  퇴근 후 집에서 샤워를 하던 김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가보니 자신의 스쿠터에서 연기와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화재를 진압하고 스쿠터를 살펴보니 안장 밑에 있는 배터리부분이 심하게 타  있었다.

김씨가 다시 판매업체에 상황을 설명하자 담당직원은 제조업체에 문의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대답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어 김씨가 재차 전화하자 업체 측은 "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더라"며 소비자의 과실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김씨는 스쿠터를 직접보고 과실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는 “AS센터도 없을뿐더러, 5만원의 이윤을 남기고 파는 제품이라 수리를 해주고 나면 손해를 본다”며 무참히 거절했다.

며칠 뒤 업체는 스쿠터를 살펴보지도 않은채 배터리 4개만 택배로 보내왔다. 업체에서 보내온 배터리로 교체하고 시운전을 하자 10km도 못가서 속도가 저하됐다. 김씨가 업체에 다시 한 번 AS를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김씨가 계속 항의하자 업체는 스쿠터를 택배로 보내주면 살펴보겠다고 마지못해 승낙했다. 김씨가 착불로 보내겠다고 하자 “그까짓 4만원도 부담 못하냐”며 화를 냈다.

판매업체의 무책임한 대응을 견디다 못한 김씨가 업체가 허위광고를 했고 화재발생 후 배터리를 교체해도 문제가 계속 발생된다는 내용과 함께 환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업체는 제품하자가 아닌 소비자의 관리부실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김씨에게 보내준 배터리 4개의 금액(12만원) 까지 요구했다.

김씨는 “아직도 이 업체가 여러 쇼핑몰사이트에서 허위광고를 하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밀검사를 요구해도 거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옥션 관계자는 “고객의 편의상 배송비를 옥션이 부담하기로 했다. 제품하자 부분은 구매자와 판매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