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경기속에 '적과의 동침'에 들어간 신세계 이마트 자양점이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30일 서울 자양동 건국대입구역 부근에 스타시티점을 개장한 직후 인근 20m거리에 위치한 신세계 이마트 자양점의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한국의 유통지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영원한 맞수다.
이런 경쟁 속에 롯데백화점이 이마트 자양점과 한 건물이나 다름없는 지척의 거리에 스타시티점을 오픈하면서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 것이다.
롯데 스타시티점이 오픈한 이후 10월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이마트 자양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기존 점포들의 평균 매출 신장률이 1.9%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기록이다.
이마트 자양점의 고객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스타시티점이 오픈하기 전인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고객수 신장률이 7.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마트 자양점 매출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롯데 스타시티점 오픈을 계기로 스타시티 일대가 복합 쇼핑몰로 탈바꿈하면서 유동 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마트 자양점은 또 롯데 스타시티점의 고객을 '이삭 줍기'식으로 받기도 한다.
롯데 스타시티점은 오후 8시30분에 문을 닫지만 이마트 자양점은 12시께 영업을 종료하기 때문에 백화점 폐장후 고객이 이마트로 발길을 옮기기도 하고, 백화점인 스타시티점의 휴일에 이를 모르고 방문한 고객이 연중 무휴인 이마트로 몰리는 현상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물론 롯데 스타시티점도 일평균 매출 8억4천만원을 올리며 당초 매출 목표 대비 135% 수준을 달성하고 있어 그리 기분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 문을 열면서 진행한 기념행사 효과를 감안하면 아주 만족할만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자양점의 이상범 점장은 "롯데 스타시티점 오픈을 통해 기존 대형마트 상권이 백화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로 확대되면서 이마트로 유입되는 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며 '적'의 공로를 인정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