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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곶감 빼듯 쏙쏙.. 외환2천억달러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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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곶감 빼듯 쏙쏙.. 외환2천억달러 붕괴?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1.2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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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2천억 달러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며 이미 무너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에 공급한 달러 등을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은 이미 2천억 달러 아래로 내려오는 것으로 계산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예견된 것이기는 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인 2천억 달러가 붕괴되면 시장 불안이 커지고 환율 상승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환보유액을 어느 정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보유액 2천억 달러 이미 무너졌나

27일 기획재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10월말 2천122억5천만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이미 2천억달러 아래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 보유액이 2천억 달러를 밑돌면 이는 2005년 1월 1천997억 달러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재정부는 이달 들어 지금까지 총 67억 달러를 풀었다. 이 가운데 61억 달러는 스와프시장 경쟁입찰방식을 통해 은행에 공급됐으며 6억 달러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출금융으로 지원됐다.

한은은 11월에 4차례에 걸쳐 국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달러 스와프 입찰을 해 총 75억 달러를 공급했다. 이에 따라 이달 정부와 한은이 시중에 푼 외화 유동성은 총 142억(67억 +75억) 달러로, 단순 계산만으로도 외환보유액은 1천900억 달러대로 떨어진다.

게다가 외환당국은 갑자기 치솟는 환율을 저지하기 위해 이달에 15억달러 가량을 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이 발생하긴 하지만, 유로화 등의 약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하고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매도 개입 규모까지 감안하면 운용 수익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면 시중에 달러가 늘게 돼 당초 계획보다 유동성 공급 속도나 규모가 줄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지속적으로 많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며 "외환보유액이 그대로라면 외환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 18억8천만 달러 증가에서 4월 37억6천만 달러 감소로 돌아선 뒤 5월 -22억8천만 달러와 6월 -1억 달러, 7월 -105억8천만 달러, 8월 -43억2천만 달러, 9월 -35억3천만 달러, 10월 -274억2천만달러 등으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할까

외환보유액 2천억달러 붕괴는 외환시장에는 부담을 준다.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는 2천100억 달러를 크게 밑돌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국회에서 "적정 외환보유액이 얼마인가에 대해서는 통일된 견해가 없다"며 "다만 2천100억 달러를 넘으면 적정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2천억 달러 붕괴 가능성이 외환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에 환율 폭등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한 것도 외환보유액 문제가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김재은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 수급 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부정적 소식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이 당국의 개입 규모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수급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외환보유액 2천억 달러 붕괴가 현실로 확인되면 심리적으로 일부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먼저 반영됐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용경색 장기화 우려..외환보유액 급감 막아야

전문가들은 당국의 유동성 공급 조치로 외환보유액의 감소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신용경색이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보유액의 추세적인 감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감소는 시장의 심리적 불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표한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보유액의 절대 수준보다는 감소 규모가 전월보다 커졌는지, 줄었는지가 중요하다"며 "10월에 이미 많이 감소한 상태에서 11월 감소 폭이 더 커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이 급등했는데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도 외환보유액 규모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화유동성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전 세계 금융시장 여건이 풀리거나 경상수지가 대폭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데 둘 다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외환보유액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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