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풋볼 스타로 1970년대에 큰 인기를 누렸던 O.J. 심슨(61)에 대해 미국 지방법원이 강도와 납치 등의 혐의를 인정, 최고 징역 33년형을 선고했다.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지방법원의 재키 글래스 판사는 5일 심슨에 대해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의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하면서 9년간의 가석방 금지 처분도 함께 내렸다.

심슨에 대한 징역형 기간은 납치에 대한 15년과 그 과정에서의 무기 사용에 대한 6년, 그리고 폭행에 대한 12년이 합산된 수치다.

   청색 죄수복 차림에 쇠사슬로 포박당한 채 법정에 출두한 심슨은 눈물을 참는 듯한 쉰 목소리로 연방 '죄송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단지 기념품을 되찾으려 했을 뿐이라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심슨은 지난해 9월 동료 5명과 함께 라스베이거스 팰리스 스테이션 호텔의 한 객실에 무단 침입해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기로 위협해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러나 글래스 판사는 이 사건이 최소한 한 자루의 총기가 동원된 폭력적 조우였고 살인 사건으로 비화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며 범죄 행위를 입증할 상당한 양의 증거도 있다고 강조했다.

   엄격한 양형으로 잘 알려진 글래스 판사는 그러나 이번 선고가 1995년에 내려진 심슨에 대한 형사상 무죄 평결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심슨은 1994년 전처인 니콜 브라운과 그녀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기소됐으나 무죄 평결을 받은 바 있다.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 밖에서 기다리던 론 골드먼의 아버지 프레드 골드먼은 심슨에게 중형이 선고된 데 대해 "만족스럽다"고 말했지만 재판을 방청한 심슨의 여동생들은 재판 결과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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