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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권 지폐서 사라지는 도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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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권 지폐서 사라지는 도산서원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1.1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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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에 접어든 요즘 안동 도산서원을 찾는 관광객은 하루 400명 남짓 된다.

    그리 적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관광 성수기의 20% 가량에 불과해 겨울 날씨만큼이나 스산한 분위기다.

    설상가상으로 열흘 남짓 뒤에 새롭게 발행된다는 1천원권 지폐 소식은 도산서원관리소 직원들의 마음을 적잖이 무겁게 하고 있다.

    오는 22일 발행 예정인 새 1천원권 지폐에서 도산서원의 모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도산서원 전경을 담은 지폐 도안이 세상에 나온 것은 1천원권 지폐가 처음 발행됐던 1975년 8월의 일이다.

    그 뒤 1983년 6월에 도안이 약간 변경된 이래 지금의 모습으로 24년 가까이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이달 22일 발행이 예정된 새 1천원권 지폐의 앞면에는 지금처럼 퇴계 이황의 인물 초상이 유지되지만 뒷면에는 도산서원 전경이 사라지고 겸재 정선이 도산서당 근처 계상서당의 전경을 그린 '계상정거도'가 새로 선을 보인다.

    도산서원 전경이 들어간 현재의 1천원권 지폐는 지난 2005년 말에 인쇄를 중단했기 때문에 사실상 지폐 도안으로서 도산서원은 이미 생명을 다한 셈이다.

    다만 당분간 새 지폐와 혼용되면서 얼마간 생명을 더 연장하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30년 넘는 세월동안 국민의 지갑과 주머니 속에서 도산서원의 존재를 알려 왔던 지금의 1천원권 지폐가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자 도산서원을 아끼는 이들은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44.안동시 태화동)씨는 "80년대 초반에 안동에 살던 두봉 주교께서 TV에 출연해 1천원짜리 지폐를 들어보이며 도산서원 자랑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며 무척 아쉬워했다.

    도산서원관리소 관계자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따로 설명할 필요없이 1천원 지폐 뒷면을 보여주면 끝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돼 무척 아쉽다"면서 "그러나 퇴계 선생과 관련된 도안이 유지되는 만큼 계속해서 자부심을 갖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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