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사람에 따라 럭비에 미쳐 살기도 하고, 투사가 되기고 하고, 시인이 되기도 하고, 무용수가 되기도 하는 것은 호르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연구팀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 남성들의 특성이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은 '뮬러 억제물질'(MIS)이라는 호르몬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호르몬은 지금까지 남자들에게 자궁이 나타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여겨져온 것이라고 7일 뉴질랜드 언론에 설명했다.
연구팀은 하지만 이 호르몬은 이제 남자와 여성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남자들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호르몬은 남자들로 하여금 공을 더 멀리 던질 수 있도록 만들거나 투덜거리는 소리를 더 많이 내도록 만들 수 있지만 남자들의 성적 능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으로 여자들에게 많은 식욕부진이나 알츠하이머, 남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 운동신경질환 등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경생물학자인 이언 매클리넌 박사와 교코 코이시 교수가 이끌고 있는 오타고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최신 회보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MIS 수치가 높은 생쥐와 낮은 생쥐를 상자에 넣어 연구를 실시했다며 MIS 수치가 높은 생쥐들은 이른바 '남성적 특성'으로 볼 수 있는 행동을 보이며 상자를 기어올라 밖으로 나가려고 할 가능성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MIS 수치가 낮은 생쥐들은 상자 안에서 암컷들처럼 얌전하게 행동했으나 이들도 암컷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수태시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맥클리넌 박사는 자신들이 얻은 연구 결과를 가지고 더니든 지역의 다섯 살과 여섯 살짜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이제 막 시작했다며 이 연구는 3년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거친 놀이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 공 던지는 모습과 그림 그리는 모습도 관찰할 것"이라며 "그렇게 한 뒤 아이들의 혈액 등을 검사하면 그들의 행동이 MIS 수치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