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위해 `금연보조제'를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 이 둘 중 어느 쪽이 장기간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금연보조제 등을 사용해 금연을 시도한 경우 자기 의지로만 금연한 경우에 비해 재흡연 위험도가 2.93배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자들이 금연보조제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금연에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대 병원 연구팀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금연 시도자들의 재흡연 여부를 평균 9년 넘게 관찰한 결과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고유라ㆍ이재상 전문의팀은 1995~2006년 금연 때문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하고 나서 담배를 끊은 308명(남 295명, 여 13명)을 대상으로 평균 9년4개월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결과,금연기간이 1년 미만일 때 재흡연율이 11%에 달했다.재흡연률은 1년 이상~2년 미만 7.3%, 2년 이상~3년 미만 2.9%, 3년 이상~7년 미만 3.2%~4.2% 등이다. 금연기간이 2년 미만인 그룹에서 재흡연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상 전문의는 "금연 기간별로 봤을 때 2년 이상 금연을 유지해야만 금연 성공률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7일 이상 연속으로 하루 한 모금 이상 흡연하거나, 일정 기간 이내에 연속적으로 7차례 이상 흡연한 경우를 `재흡연'으로 정의했다. 1개월 이상 금연한 경우를 `금연 성공'으로 봤다.
연구 결과 △금연 후 재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 △금연 동기가 질환 악화 우려 및 호흡기 등 신체 증상인 경우 △금연 보조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 의지로만 금연한 경우 △흡연 시작 연령이 적은 사람에게서 장기적인 금연 유지가 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월 이상 금연 성공 횟수가 2회 이상일 때 이전에 금연한 적이 없는 경우에 비해 재흡연 위험도가 3.81배에 달했다. 1년 미만의 비교적 짧은 기간 금연에 성공했다가 재흡연을 한 사람들은 한동안의 금연으로 건강 위해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면서 이후 금연 시도에서도 실패 위험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흡연이 건강에 안 좋다는 생각에서 금연을 시도한 사람들은 실제 자기 몸의 질환 악화 우려나 호흡기 등 신체 증상 때문에 금연을 시도한 사람에 비해 재흡연 위험도가 3.43배 높았다.
하루 평균 흡연량이 10개비 이하인 사람들이 평균 21개비를 피운 사람들에 비해 재흡연 위험도가 2.87배로 높았다. 하루 흡연량이 10개비 이하로 적은 흡연자들이 흡연의 위해성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