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문화의 주 소비자로서 ‘여성’의 한계 및 관객개발 대안
공연문화 관람을 위해 선뜻 지갑을 여는 것만으로도 여성은 공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반가운 존재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공연의 주 소비자인 여성이 가지는 한계 역시 있다.
- 여성 공연 ‘소비자’에서 ‘향유자’로 끌어드려야 한다
여성 관객이 공연장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연인과의 데이트 코스’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양 있는 여가활동을 위해’등이 그 이유이다. 말하자만 티겟구매가 위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수의 여성관객은 아직 공연문화의 ‘향유자’라기보다 ‘소비자’에 가깝다. ‘소비자’와 ‘향유자’는 쉽게 혼재되어 사용되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자가 문화산업의 고객이라면 후자는 공연예술의 관객이다. ‘소비자’에게 공연은 하나의 상품에 지나지 않지만 ‘향유자’에게 공연은 하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순간적인 욕구에 의해 티켓을 구매하고 공연장을 찾지만 ‘향유자’는 지속적인 애정을 바탕으로 공연을 관람한다. 물론, 모든 여성관객이 소비자와 향유자로 양분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관객은 어느 정도는 소비자이기도 하고, 또 어느 정도는 향유자이기도 하다. 문제는 여성관객의 ‘향유자’적인 특질을 끌어내는 것이다.
여성이 ‘소비자’에서 ‘향유자’로 탈바꿈하기 위한 대안은 관객의 질을 높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관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이 공연 자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도록 하는 수 밖에 없다. 여성이 중요시 하는 덕목 중 하나인 ‘관계성’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다. 자기 자신과 공연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할 때, 여성은 적극적리고 지속적인 관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장과 관객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이용하는 브랜드에 대한 충실도가 강하다. 여성 소비자는 한 번 신뢰를 맺은 브랜드와의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할 뿐만 아니라 타 여성소비자간의 입소문을 통해 적극적인 브랜드 전파자의 역할까지 한다. 여성과 공연문화가 이루어지는 공연장의 관계에도 마찬가지의 공식을 적용해 볼 수 있다. 공연장의 지속적인 회원관리 시스템과 시즌제, 정기예약회원제(Subscriber)등의 티켓혜택제도의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다. 이미 정동극장, LG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 회관, 충무아트홀등의 공연장은 모두 회원제로 운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LG아트센터는 여러 개의 공연을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시즌 패키지를 제공하며 세종문화회관은 관객 복지 차원의 ‘천원의 행복’을 매월 시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공연장에서도 각종 초대권 이벤트를 찾아볼 수 있다. 웹진이나 아카데미 설립을 통해 공연장 관객 내의 커뮤니티를 생성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무엇보다도, ‘향유자’로 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길은 관객들간의 수다>담론>공동체에 이르는 정보 공유 내지는 소통의 장이 구축되는 것 일 것이다. 소통의 장이란 결국에는 관객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하겠지만, 그것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어느 정도의 제공이 가능하다. 온/오프라인의 신문사, 웹진, 클럽, 블로그등의 매체와 커뮤니티의 역할이 강조된다.
- ‘남성’은 공연문화의 소외자인가?
두 번째, 공연의 주 소비층이 ‘여성’에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관객과 공연은 끊임없는 쌍방향의 소통을 통해 서로를 변화, 발전시킨다. 관객 없는 공연은 존재할 수 없고, 관객이 공연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지대하다. ‘여성’ 관객의 취향에 맞추어 감수성을 자극 하는 사랑이야기나 트랜디한 소재들이 많이 공연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 그리고 성향을 가진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야 공연도 다채로운 색깔을 띌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공연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성’관객의 개발 또한 ‘여성’관객의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이다.
남성 관객, 그리고 기타 잠재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관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공연을 보는 관객이 한정적인 이유에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공연자체가 특정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대중에게 생소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나 티비에 비해 정보탐색이나 접근성이 어려운 면도 있다. 특히 남성 관객의 경우 공연장의 분위기 자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여성들이야 사이좋게 삼삼오오 짝을 맞추어 쉽게 공연장을 찾지만, 남성의 경우 여자친구와 함께 오지 않고서야 동성친구끼리 공연장을 찾기가 말 그대로 ‘뻘쭘’한 경우가 많다. 공연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공연 축제를 통해 다양한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축제는 일상에 던지는 하나의 ‘이벤트’이며 놀이의 마당이다. ‘축제’가 가지는 특유의 개방성과 역동성은 재미와 일탈을 원하는 대중을 끌어들인다. 공연을 보는 관객은 부담감 없이 가볍고 유쾌한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축제는 다양한 행사, 자원 봉사 모집등 대중의 자연스러운 개입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문화 마케팅이 권장된다. 문화 마케팅이라 하면 기업이 직접 공연문화에 투자하는 것을 말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업의 사원과 대중들을 위한 문화생활 지원이다. 기업은 사원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함으로써 사원들간의 결속을 높이며 대중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함으로서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회사의 사원들 중에는 남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이는 남성 관객을 유치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공연 시장의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더 넓은 층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벤트’를 통해 공연을 접하는 관객의 공연 관람 목적은 공연 자체보다도, 새로운 체험과 일탈에 대한 욕구가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이때의 새로운 시도가 긍정적인 체험이었다면 잠재관객은 차후의 고정관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뉴스테이지=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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