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오염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한 유아에 대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되는등 석면 공포가 가라 앉지 않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회수대상 석면 베이비파우더 10개 가운데 8개는 이미 유아에게 사용됐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전상일 소장은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원도 강릉분원에서 열린 한국환경독성학회와 환경보건포럼 공동 주최 2009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석면 베이비파우더를 바른 유아에 대한 장기적인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고 부모들에게도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석면을 흡입하면 폐암, 중피종, 석면폐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베이비파우더 제품을 사용한 아기들에게 폐질환이 나타나지 않는지 관찰하고 부모들에게는 어떤 질병의 위험이 있는지, 앞으로 질병위험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소장은 "석면에 노출된 사람이 흡연하면 노출되지 않은 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50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며 "석면 베이비파우더에 노출된 유아는 성인이 되면 반드시 금연하고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자라 흡연을 하는 성인이 될 때까지 모니터링을 해야 된다는 셈이다.
지난해 홍콩 보건당국은 멜라민 분유를 먹은 아기들을 진료하는 병원을 지정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했다는 것.
이번 '석면 탈크' 파동의 최대 피해자는 약사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 소장은 "석면을 먹었을 때의 독성은 불확실하지만 흡입했을 때 폐암을 유발한다.약국 조제실에서 '석면 탈크'가 함유된 약을 갈아서 조제한 약사들이 석면 분진에 노출돼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 소장의 이같은 지적은 석면 베이비 파우더를 아기에게 사용한 부모들에게 불안감을 더해 줄 것으로 보인다.회수 대상 명단에 있는'석면 베이비파우더' 10개 중 8개는 이미 유아에게 사용됐거나 아직도 유통 중이기 때문이다.
식약청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최영희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베이비파우더 회수량 일일보고' 자료에 따르면 석면이 검출돼 회수 대상에 오른 베이비파우더 63만5310개 가운데 지난10일 현재 회수된 제품은 9만7246개로 회수율이 20.9%에 머물렀다.
가장 회수율이 높은 '보령누크 베이비칼라콤팩트파우다'의 회수율도 고작37.7%에 불과하다.
유씨엘이 제조한 '베비라 베이비파우더'와 '베비라 베이비콤팩트파우더'의 회수율은 각각 4.9%와 8.1%로 사실상 거의 회수되지 않았다.
석면 오염의 원인을 제공한 원료성분인 덕산탈크(덕산약품공업)도 10만1000개 중 22.3%에 불과한 2만2534개만 회수됐다.
석면은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성 등급 가운데 '인간에게 발암성이 확실한' 그룹1(1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베이비파우더의 경우 70-90%가 탈크로 돼 있으며 피부에 바르는 과정에서 흡입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