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진중권 교수는 지난 23일 오전 진보신당 홈페이지 내 당원게시판에 '노무현 대통령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진중권 교수는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였다. 내 칼럼을 보고 한번 보고 싶다 한다는 이야기에 여의도의 한식집에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캠프로 와 줄 것을 권유했지만 정치적 신념은 달랐던 진 교수는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두 번째 만남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후의 일이었다. 월간 '인물과 사상'에서 노무현 후보 인터뷰를 해 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응했고, 당시 민주당사로 찾아가서 1시간 반 정도 인터뷰를 했다.
두번째 만났을 때는 같은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저를 대하시는 태도가 약간 차가웠다. 질문 몇 개가 마음에 안 들었던지 '인터뷰를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요.'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면서, 가끔 내 물음을 자기 스스로 고쳐서 묻고는 스스로 대답을 하기도 했다"고 마지막이 된 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회상했다.
진 교수는 "그후로는 만난 적이 없다. 대통령이 된 후에는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이라크 파병 때에는 '부시의 푸들'이라고 강력히 비난을 하기도 했었고, 김선일씨 참수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여기에 옮기기 힘들 정도로 격한 표현까지 했었다"며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한편 진 교수는 글 말미 "그가 도덕적으로 흠집을 남긴 것은 유감스러운 사실이지만, 전과 14범도 멀쩡히 대통령 하고, 쿠데타로 헌정파괴하고 수 천억 검은 돈 챙긴 이들을, 기념공원까지 세워주며 기려주는 이 뻔뻔한 나라에서, 목숨을 버리는 이들은 낯이 덜 두꺼운 사람들인 것 같다"고 전하며 "가신 분의 명복을 빈다. 다른 건 몰라도, 당신은 내가 만나본 정치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분이었다. 참으려고 하는데 눈물이 흐른다"라고 탄식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