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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이샤의 추억’과 분명 다른 오페라 ‘나비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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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이샤의 추억’과 분명 다른 오페라 ‘나비부인’
하남문화예술회관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6.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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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엠’, ‘토스카’와 함께 전 세계 오페라하우스에서 각광받는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나비부인’이 오는 7월 11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에서 공연된다. 우리는 왜 매년 ‘나비부인’이라는 소재에 관심을 가질까? 그것은 ‘게이샤 문화’이다. 오페라 ‘나비부인’과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게이샤 문화’에 관한 차이를 보면 분명해진다.

우리나라의 ‘기생문화’와 상통하는 일본의 ‘게이샤(藝者)’ 문화는 1688∼1704년경부터 생긴 제도로서 본래는 예능(藝能)에 관한 일만을 하였으나 유녀(遊女)가 갖추지 못한 예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게이샤와, 춤을 추는 것을 구실로 손님에게 몸을 파는 게이샤의 두 종류가 따로 생기게 되었다. ‘게이샤’들의 특징은 짙은 화장, 표정 없는 얼굴, 화려한 기모노 뒤에 숨겨진 비밀에 싸인 생활 등이다. 이러한 비밀스럽고 매력적인 ‘게이샤 문화’는 서구인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고, 이를 예술로 표현하기에 이른다.

일본의 ‘게이샤 문화’를 다룬 대표 작품으로는 오페라 ‘나비부인’과 영화 ‘게이샤의 추억’이 있다.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게이샤’를 다루고 있지만 ‘게이샤’를 해석하는 방법과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음악가 푸치니가 작곡한 작품으로서 대본은 J.L.롱의 소설을 소재로 일리카와 J.자코자가 합작했다. 오페라 ‘나비부인’ 속에 나오는 ‘게이샤’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기 목소리가 없는, 지고지순하고 운명에 순응하는 여자! 순종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비밀로만 남아있는 존재로 표현된다. 부도덕하고 가부장 중심적인 남자에 비해 오페라 ‘나비부인’의 ‘게이샤’는 신비감과 깊이를 더했다. 남자와 처음 동침하는 의식 ‘미즈아지’를 치르고 ‘게이샤’로 인정을 받은 진정한 ‘게이샤’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 남자 속에서의 생활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며, 그걸 삶이 주는 예기치 않는 선물 생각하는 일본 전통 ‘게이샤’의 모습을 아름답지만 슬프게 표현하고 있다.

그에 반해, 영화 ‘게이샤의 추억’은 운명에 이끌려 ‘게이샤’가 된 소녀와 함께 ‘게이샤’의 몰락을 보여줬다. 당대 최고의 ‘게이샤’ 하츠모모(공리), 하츠모모의 라이벌이자 또 다른 최고의 ‘게이샤’ 마메하(양자경), 마메하의 도움과 혹독한 훈련을 거쳐 ‘게이샤’로 거듭나는 주인공 사유리(장쯔이)가 등장했다. 일본 전통 문화인 ‘게이샤’의 모습을 그린 영화의 주인공 배우가 일본인이 아닌 중국인이었다는 점에서 말이 많기도 했지만, 영화 ‘게이샤의 추억’은 서구인의 시선으로 그려진 아시아 문화의 해석이었다. 자본은 물론 원작부터 시작해 연출까지, 아시아의 얼굴들만을 빌려온 100% 할리우드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게이샤’의 세계를 독특하고 화려한 화장에 기모노를 입고 종종걸음으로 남자를 사로잡는 갖가지 제스처를 짓는 것으로만 한정했다. ‘게이샤’의 진정한 정신과 예술가로서의 세계를 그리지 못한 채 눈요기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왜 서구인들은 ‘게이샤 문화’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게이샤 문화’가 예술적 배경과 기생 문화의 결합에 동양적 정서와 정신이 짙게 배여 있어서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이미지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깊고 푸른 대숲에 안개가 한올한올 퍼지듯 그 오묘하고 신비한 느낌 때문에 많은 ‘게이샤 문화’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뉴스테이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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