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하루는 똑같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남편이 출근을 한 뒤 주부들은 집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계절이 바뀌어도 집이고, 해가 바뀌어도 집이다. 나가봐야 시장이나 동네 찜질방이 고작. 이렇게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모를까, 문화생활이란 건 그림의 떡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영화처럼 다양한 시간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주부들에게 공연을 본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되며 이미 17만 5천 명이라는 관객들이 다녀간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이런 주부들을 대상으로 ‘퀸즈데이’라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오후 두시에 공연되는 ‘퀸즈데이’에는 문화생활에 소외될 수밖에 없는 주부들의 모임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공연 시간도 주부들이 집안일을 대충 끝내 놓고 부담 없이 외출할 수 있는 오후 두 시. 입장료도 50퍼센트 할인(1만원)된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작품의 전용관인 오아시스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오아시스라는 이름의 허름한 동네 세탁소에서 하루 종일 바느질에 똥 귀저기를 빨면서 사는 아줌마 ‘장민숙’은 공연을 보러 온 주부들의 공감을 얻어낼 만하다. 세상물정 모르고 착하기만 한 남편과 집안 사정 뻔히 알면서 어학연수 보내달라고 떼쓰는 딸 사이에서 아줌마 ‘장민숙’은 한숨 쉴 일도 많다. 그러나 그녀는 착한 남편과 하나 뿐인 딸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견딜 수 있는 힘이 난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퀸즈데이’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묶여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주부들에게 유쾌한 공연 문화 나들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테이지=최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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