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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맹물 소주TV광고에 눈 감은 국세청.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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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맹물 소주TV광고에 눈 감은 국세청.방통위
  • 유성용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8.10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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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대선주조등 부산 경남지역 소주 회사들이 알코올 도수 16도 대의 '맹물'소주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소주시장의 2위 업체인 롯데주류도 TV광고가 가능한 16도대 '처음처럼'소주 신제품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어 소주시장이 뒷숭숭한 분위기다.


벌서부터 '맹물 소주'가 사회적인 '흉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현재 알콜도수 17도 미만인 TV광고 규제 라인을 대폭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주류가 16도대 소주를 시판하면서 TV광고 준비를 한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위 업체인 진로의 움직임에 업계 관계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진로와 롯데 주류는 현재 전국 최대 시장이 서울.경기 뿐 아니라 거의 전국 지역에서 소주를 한병이라도 더 팔기 위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주류가 안방 극장 광고에 나설 경우 진로가 구경만 하고 있을리가 만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이미 16도대 소주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가 '장군'아 하면 곧바로 한술 더 떠며 '멍군'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두 회사가 16도대 소주를 출시해 TV광고 경쟁을 벌이면 소주 시장이 하루 아침에 난장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복주.보해양조.선양양을 비롯한 10개 소주 회사가 모두 유사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진로는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신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16.8도 결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참이슬' '참이슬 후레시' '진로 제이'등 3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진로는 '처음처음' 신제품과 도수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 제품 모두 도수 17도이상으로 TV광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 방송법 및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은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인 주류는 TV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알코올 도수 17도 미만인 주류에 대해서는 밤 10시 이후 TV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코올 도수 17도 미만 소주는 무학이 2006년 11월 출시한 16.8도의 '좋은데이'가 처음이다. 경쟁사인 대선주조도 올해 4월 16.7도의 '봄봄'을 선보였다.무학은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부산 지역에서 TV광고를 했으나 국세청은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

'맹물 소주' 바람이 소주 시장 전체로 확산되면 다양한  부작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부작용 4가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주 소비 증가로 국민 건강 위협=소주 알코올 도수가 25도 때만해도 소주 한병을 마시면 대주가 취급을 받았다. 소주 한잔을 보통 2~3번 나눠 마셨다.


그러나 알코올 도수가 16~18도대로 하락해 '맹탕 소주'가 된 이후 소주를 입에 탁탁 털어 넣고 있다. 반병 마시던 소비자가 한병, 한병 마시던 소비자가 두병을 거뜬히 마시고 있다. 결과적으로 알콜 섭취량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늘어나게 됐다.


도수 25도 소주를 마실 때와 견줘 곱절 또는 그 이상을 마셔 건강을 해치게 됐다.


#여성 '술꾼' 양산=소주 도수가 25도일 때 소주는 여성들이 잘 마시지도 않고 여성에게는 잘 권하지도 않는 술이었다. 같은 술자리에 앉아도 여성들에게는 맥주나 사이다. 콜라를 권했다. 술진을 받아도 입만 대고 얼굴을 있는 대로 찡그리며 잔을 내려 놓았다.


소주를 마시라고 강권을 하면 야만인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소주가 맹물 처럼 싱거워지면서 여성들도 거의 남성들과 대등한 횟수와 속도로 소주를 입에 툭툭 털어 넣고 있다. 소주를 마시는 자리에 남성 보다 여성 수가 더 많은 경우도 수두룩하다.실제 여성 소주 음주 인구는 폭증하고 있다.


'맹물 소주'가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까지 '술통'으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과당 마케팅 경쟁=현재 시장에서 무차별 광고 판촉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진로와 롯데주류가 TV광고 경쟁까지 벌이게 되면 과당.과열 경쟁이 달아 오를 전망이다.


청소년들이 술광고에 무방비 상태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오후10시이후에 TV앞에 앉아 있는 초등학생도 수두룩한 데 소주 광고 경쟁에 불이 붙을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술 마시는 청소년들이 증가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10개 소주 회사가 신문.잡지 뿐 아니라 TV 광고까지 할 경우 그 후유증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TV광고 허용 라인을 16도 미만으로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 '바가지' 쓴다=현재 국내 소주 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소주는 알코올 도수 100도짜리 주정에 물을 타서 도수를 조절한 희석식 소주다. 소주 도수를 낮추면 원가가 낮아진다. 그러나 소주 회사들은 도수만 낮추고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


가격을 내리기는 커녕 툭하면 원가가 상승했다며 가격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중삼중으로 봉 노릇만 하고 있다. 한병 마시던 소주를 두병 마시는 데 값은 그대로다. 소주 주정의 주 원료인 타피오카등의 수입 가격이 오르면 득달 같이 가격을 올린다. 물론 수입 가격이 내릴 때는 값을 한푼도 안 내린다.지금까지 밀가루.설탕 값은 수시로 내렸어도 소주 출고 가격이 내린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소주 회사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이제 TV광고까지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 데 술 생산.판매를 통제하는 국세청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청.방송통신위원회등 은 뒷짐만 지고 방관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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