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자신의 뜻이나 행동에 아무 잘못이 없는데 오해를 받을 때가 간혹 있다. 부부의 성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간혹 남편이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47세 L씨는 8살 연하의 부인과 10년 전 늦은 나이에 결혼했지만 서로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았다. 그러나 작년 가을부터 L씨가 만성피로와 무기력증을 호소하면서 성욕저하 및 발기력 저하로 성관계가 뜸해지다가 급기야 올해부터는 거의 없었다.
때로는 남편이 신경질까지 자주 내자 L씨 부인은 변해버린 남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자신의 친구들과 수다 끝에 이구동성으로 ‘외도 중’일 것이라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판단한 L씨 부인은 격분하였고 남편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L씨는 몸이 피곤하여 생긴 일이라고 수차례 결백함을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자 계속되는 억울한 누명에 감정이 폭발하였다.
결국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불화가 끊이지 않아 이혼까지 거론되게 되었다.
본원을 방문한 L씨는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의심되어 활성산소를 검사하자 정상보다 1.5배 이상 증가 되었고 성호르몬이 감소되어 있었다.
L씨는 필자의 설명을 듣고 그동안 억울한 누명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가정불화를 겪으며 답답했었는데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고 너무나 좋아하였다.
L씨에게 항산화제를 복합처방하여 정맥주사하고 남성호르몬을 투여하자 무기력한 증상이 사라지고 과거의 발기력을 되찾아 지금은 예전처럼 부부사이가 원만해졌다.
이처럼 만성피로 증후군이 자칫 외도로 오해되어 부부의 성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아내들은 남편이 성관계를 회피한다고 무조건 의심을 해서는 안될것이다.
과거의 영화를 되찾은 L씨는 아내에게 복수를 하였다고 한다. 그 복수란 이러하였다. 자신에게 외도라는 억울한 누명을 씌운 아내의 친구들과 더 이상 만나지 못하도록 무기한 금족령을 내렸다고 하니, 이제는 아내의 입장이 억울하게 되었다.
도움말=웅선 성의학클리닉 홍성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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