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일아 기자] "결함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보다 응대하는 직원들의 막말 때문에 상처받고 분노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소비자의 불만 사항이 회사에 클레임을 제기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외부 고발센터나 인터넷 등으로 퍼지는 것은 대부분 바로 이 감정적인 응대에서 비롯됩니다"
한 소비자 고발센터 상담원의 경험담이다.
소비자들의 클레임은 물론 제품 자체의 품질결함이나 서비스 불만족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단순한 클레임이 대외 소비자 고발로 이어지는 데는 소비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직원들의 막말도 큰 몫을 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응대 직원의 막말 때문에 감정이 격해진 소비자들의 항의와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대부분 얼굴을 맞대지 않는 전화 접촉이면서 '클레임'이란 불편한 주제로 나누는 대화여서 자칫 감정적인 충돌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를 지녔기 때문.
소비자들은 "클레임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은 일단 억울하다는 심정을 갖고 있는 만큼 사소한 감정적 충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일단 클레임 제기 소비자를 '적'으로 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다. 직원들에 대한 좀 더 철저한 서비스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불량 커튼 환불요구에 "꼴도 보기 싫으니까 오지마"
서울시 쌍문동의 박 모(여.44세)씨는 얼마 전 동대문 종합상가 A동에 위치한 한 원단업체에서 거실에 달 커튼을 24만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얼마 후 배송된 커튼을 거실에 달아보니 가로길이가 짧았다. 박 씨는 커튼을 빨리 달아야 했기에 동대문 종합상가로 직접 커튼을 가져갔다.
업체 직원은 "제작과정에 실수가 있었다. 죄송하다. 다시 만들어주겠다"고 사과했지만 돌아서서는 다른 직원에게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다"라며 박 씨에게 다 들리도록 험담을 했다.
불쾌했지만 물품을 맡긴 상황이라 박 씨는 "잘 만들어 달라"는 다짐만 하고 나왔다. 하지만 얼마 후 다시 배송 된 커튼은 상태가 더 엉망이었다. 커튼 뒤쪽 원단이 구겨진 채로 박음질 돼있고, 바느질 상태도 불량이어서 커튼이 아니라 누더기처럼 보였다.
박 씨는 업체에 전화로 항의하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환불 요구는 묵살한 채 무조건 커튼을 다시 보내라고 재촉했다.
이후 박 씨가 연락을 하면 직원은 "당신 목소리도 듣기 싫다. 전화하지 말라"고 핀잔했다. 박 씨가 찾아가겠다고 하자 "꼴 보기 싫다. 찾아오지 말라"고 막말을 했다. 박 씨가 "돈을 내고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한테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응대할 수 있냐"며 반발하자 직원은 "소비자가 소비자 같아야 소비자 취급을 해주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큰소리쳤다.
박씨는 "더 이상 24만원이라는 커튼 구입비는 중요하지 않다. 이 매장이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 자격이 없는 업체임을 알리고 싶다"며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다. 박 씨가 업체 측에 소비자 고발을 한 사실도 알렸지만 "그쪽과 알아서 처리하지 뭣 하러 전화했냐"며 더 큰소리쳤다.
■ 수리기간이 길다는 클레임에 "너 완전 진상이야!"
인천 마전동의 김 모(여.32세) 씨는 지난해 말 유명 아울렛 부평지점에서 중지갑을 12만5천 원에 3개월 할부로 샀다. 2개월 후 공연을 보러 매장을 다시 찾았다가 지갑 내 명함포켓 부분에 실밥과 접착제가 뜯어져 있는 것을 보고 구입 매장을 찾았다.
그동안 명함포켓을 잘 사용하지 않아 알지 못했던 것. 매장 직원은 "뜯어진 부분을 AS 해주겠다"며 "수선은 보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김 씨는 "수선기간이 너무 길다. 일주일 안에 해 달라"며 "처음부터 하자 있는 상품을 산 것 같다. 산지 3개월도 안 됐으니 일주일 내에 어려우면 새 물건으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직원은 "교환·환불은 구입하고 일주일 내에 가능하다. 기간이 오래 지나 지금은 너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옥신각신한 끝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AS 해주겠다"는 직원의 말에 김 씨는 수선을 맡기기로 하고, 완료되면 택배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얼마 후 택배를 받은 김 씨는 지갑과 함께 동봉돼 온 수선증 원본을 보고 기절초풍했다. 수선증 하단에 '완전 진상'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
화가 난 김 씨가 아울렛 고객센터에 "욕이 적힌 수선증을 물건과 함께 보냈다"고 따지자 고객센터에서는 "직원들끼리 장난하면서 적은 듯하다. 고객에게 한 말은 아니다"며 사과했다.
김 씨는 "수선을 맡길 당시 서로 감정이 안 좋은 상황이라 수선증에 적힌 글자가 직원끼리 장난친 것 같지 않다. 어떻게 욕이 적힌 수선증을 고객에게 보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 재봉선 터진 양복 교환요청에 "마음대로 해! 들을 말 없으니까 끊어!"
서울시 삼성동에 사는 소비자 이 모(남.30세)씨는 얼마 전 유명 남성복 브랜드 정장1벌을 구입했다.
구입한 정장바지를 입고 물을 마시기 위해 잠시 허리를 숙이자 바지의 봉제선이 터졌다. 재봉 불량이라 생각한 이 씨가 구입매장을 방문해 교환을 요청하자 "본사의 검사를 거쳐야 한다"고 해 제품을 맡기고 본사 측에 연락을 요청했다.
며칠 뒤 본사 서비스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상담원은 다짜고짜 "뭐 때문에 그러시죠?"시비조로 시작했다. 자초지정을 설명하려 하니 "근데요!"라며 수차례 말을 끊더니 "아저씨 맘대로 하세요"라고 황당하게 응수했다.
이 씨가 "고객한테 너무 하시네요"라며 항의하자 직원은 "그래서요. 짜증나게 하지 마시라구요"라고 또 말을 끊었다.
이 씨가 다시 교환에 대해 물어보려 하자 "됐구요! 들을 말 없네요. 소비자단체에 의뢰해 본 후 말씀드릴게요. 할 말 없으면 끊겠습니다"하더니 전화를 뚝 끊어 버렸다.
이 씨는 전화가 끊긴 후에도 상담원의 충격적인 막말 때문에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이 씨는 "아무리 상품 하자건에 대해 얘기한다 하더라도 악덕 채권자로 취급당한 꼴이다. 미안하단 입바른 말 한마디 못 들었다. 오히려 소비자에게 큰 소리를 치는 고객 상담실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이어 "그 직원의 태도에 대해 회사 측에 항의하고 싶었지만 그 업무를 담당하는 고객 만족 센터라는 곳이 그 모양이니 어디다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박씨에게 가게 사람이 욕을 한것이군요;; 난 박씨가 가게 사람에게 욕했다는줄 알았음;;;이런~~ 나도 치과에서 저런 경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