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의 ‘라까뇨뜨(La Cagnotte : 판돈상자)’가 오는 9월 9일부터 12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라까뇨뜨’는 2009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과 프랑스익스프레스의 초정작으로, 프랑스의 희곡작가 외젠 라비쉬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양면형 구조의 파격적 무대 연출로 눈길을 끈다.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희곡작가 외젠 라비쉬의 ‘라까뇨뜨’는 프랑스의 어느 작은 마을에 사는 부르주아들이 카드놀이로 모은 판돈을 통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려낸다. “한 편의 희곡은 늘 길을 가야하는 천개의 다리를 지닌 한 마리 곤충과도 같다”라고 말했던 라비쉬의 이 작품은 그의 희곡 메커니즘을 가장 현란하게 담고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라비쉬는 다양한 기교와 깊이 있는 웃음이 배어있는 희곡을 주로 썼으며, 그의 작품들은 질 낮은 소극(笑劇)에 수준 높은 문학적 가치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줄리 브로셴은 자신의 창단 공연이었던 ‘라까뇨뜨’를 다시 무대에 올렸다. 브로셴은 2008년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의 극장장으로 부임한 배우이자 연출가이다. 그녀는 장 피에르 뱅상이 연출한 발자크의 ‘악덕 투기꾼(Le Faiseur)’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으며, 이번 작품을 스승인 장 피에르 뱅상에게 헌사했다. 프랑스문화원장 로르 쿠드레 로는 월간미르 8월호에서 “객석이 무대 양족에 위치한 구조 속에서, 연출가 줄리 브로셴은 웃음이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당황스러운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그녀는 보편적 테마에 대한 현대적 시각으로 고전작품을 이해하고 이를 새롭게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연극 ‘라까뇨뜨’에는 과감한 연출과 테이블을 활용한 공간 변형 등 새로운 시도들로 가득하다. 양방형 구조의 무대 설치로 해오름극장 총 보유객석 1,563석은 588석으로 줄어든다. 무대 위에 자리한 6개의 긴 테이블은 배우들에 의해 다양한 변화를 주는 구조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배우들은 객석 사이의 공간을 무대로 활용해 관객과 가깝게 호흡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아울러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퍼커션의 라이브 연주를 통해 극의 여러 상황들을 연출해낸다.
[뉴스테이지=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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