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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무첨가'식품에 화학조미료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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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무첨가'식품에 화학조미료 듬뿍
"'향미증진제'의 탈을 쓴 MSG? ..더 위험할 수도"
  • 강민희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9.23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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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강민희 기자]서울 마포구의 이 모(여.35세)씨는 5살, 7살 아이들을 둔 가정주부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먹을 것 하나도 꼼꼼하게 따지는 이 씨는 식품을 선택할 때 'MSG무첨가' 표기를  꼭 확인한다. 이 씨는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는 최대한 화학성분이 없는 것을 주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다. 요즘 인공조미료가 없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이 씨가 걱정하는 MSG(Monosodium glutamate)는 인공조미료를 대표하는 식품 첨가물. 가공식품에 첨가돼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데 쓰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신경 세포막을 파괴하고 특히 유아의 경우 극소량이라도 뇌하수체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반 대사에도 이상을 불러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경계 대상 1호 식품첨가물이 되어 왔다.

MSG의 각종 해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식품업계는 너도나도 MSG를 첨가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라면은 물론이고 과자, 각종 가공식품에 'MSG無첨가'라는 말로 소비자들을 안심 시킨다. 과연 이 씨가 믿는 것처럼 'MSG 무첨가'는 안심할 수 있는 것일까?

◆MSG를 대체하는 향미증진제의 정체는?

2005년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출간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안병수 씨는 "MSG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한 식품이 아니다. 그 외에 향미증진제, 조미분, 시즈닝 이란 용어로 표기된 물질들은 어떤 물질을 섞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라면의 경우 'MSG무첨가'라고 광고하는 포장지의 뒷면에 표기된 성분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스프에만 40여 가지가 넘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조미소고기분말', '혼합양념분말', '향미증진제, '육수맛조미베이스, '조미양념분', '햄맛엑기스' 등 정체모를 이름의 혼합물질도 다수 포함돼있다.



특히 '향미증진제'의 경우 '이노신산나트륨', '구아닐산나트륨'을 등을 포함하는 핵산계 인공조미료의 대표격이지만 허울좋은 이름에 가려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쉽지 않다.  과자도 MSG무첨가를 내세우고 있지만 성분표기를 확인해보면 혼합제제, 시즈닝 등의 이름으로 정체 불명의 화학첨가물이  숨어있다.


향미증진제 문제는 국회에서도 거론됐다. 제 17대국회 보건복지위 간사였던 이기우 의원은  "복합원재료에 대표적 인공조미료인 MSG를 넣었다 해도 식품업체에서 굳이 이 사실을 표기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비록 MSG가 들어있지 않더라도 특히 원료표시란에 `향미증진제'라는 표시가 있다면, 핵산계 인공조미료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MSG무첨가'  표기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결국  `무MSG'는  화학조미료 중에서 L-글루타민산나트륨만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도 소비자는 마치 모든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MSG무첨가' 뒤에도 온갖 화학조미료가 숨어 있을 수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널려 있는 셈이다.


◆식품완전표시제의 '구멍', 복합원재료 

'MSG 무첨가'의 문제는 지난 2006년 전면 시행된 '식품완전표시제'의 이면을 보게 된다. 식품완전표시제는 가공식품의 식품포장에 주요 구성 성분 5가지만 표시하면 됐던 이전과 달리 모든 성분을 표기하도록 한 제도. 소비자들이 식품의 재료들을 정확히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복합원재료’라는 명칭아래 두 가지 이상의 원료나 첨가물을 섞은 것은 표기의무가 없다. 표기의무가 없으니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식품첨가물을 다 공개하지 않을 수있다. 향미증진제 시즈닝 조미분안에 숨어 있는 정체 불명의 첨가물을 소비자들은 아무 경계심없이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MSG무첨가'마케팅의 위험한 질주 

소비자들은 MSG가 없으면 식품첨가제의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업체들도 그 맹점을 노리고 겉면에는 크게 ‘MSG무첨가’를 광고하고 뒷면에 작은 글씨로 각종 첨가물들을 나열한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MSG를 첨가하지 않는다고 식품첨가물이 완전히 배제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점차 줄이는 방향으로 많은 업체들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MSG 무첨가'만 믿고 건강한 먹거리라며 쇼핑 카트에 무턱대고 주워 담았다면 식품업체들의 허울좋은 마케팅에 그대로 속아 넘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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