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이 대학로의 대표 흥행 공연으로 뜨고 있다. 벌써 18만 명이라는 관객이 다녀갈 정도로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는 2005년 대학로 변두리에 자리를 잡은 지 4년 만의 일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공연들이 뜨고 지는 대학로에서 이런 관객몰이는 눈에 띌 만 하다.
고작 100석 소극장 규모의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이 이렇게 롱런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작품의 흥행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세탁소의 주인이자 이 작품의 주인공 강태국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남다른 철학으로 옷을 빨고 세탁한다. “우리가 세탁하는 것은 말이야 옷이 아니야, 바로 이 옷들의 주인 마음이야”라며 손님을 맞는 그는 우리 시대의 잃어버린 ‘건강함’의 상징이다. 경기 침체와 각종 우울한 소식들만 전해지는 가운데 그는 소시민적 삶을 통해 우리에게 일상의 활력과 살아있음을 대변한다.
공연을 관람한 제갈남경씨는 “세탁소 주인아저씨의 욕심 없는 삶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또한 두 번째 흥행 요인으로는 짜임새 있는 서사구조를 들 수 있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는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실컷 웃고 떠드는 한 바탕 소동이 끝나고 나면 자연스레 눈가가 촉촉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씨줄과 날줄의 자연스러운 집합처럼 억지스럽지 않은 재미와 감동이 공존한다. 이에 대해 권호성 연출은 “첫 부분인 이석운의 등장부터 감동이라는 게 숨겨져 있다”며 “연극에서 감동을 너무 강요하다 보면 지나치게 딱딱해져 버린다. 재미라는 것과 감동이라는 것의 경계를 잘 걸어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관람한 이현아씨는 “단순히 재미와 감동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울리게 하는 연극이었다”며 “정말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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