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BMW의 어린이용 자전거를 타던 어린이가 살점이 떨어지고 근육이 손상될 정도의 끔찍한 상처를 입고 병상에 누워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제보됐다.
피해자 측은 BMW 자전거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차 시 뒷바퀴 볼트의 크롬도금이 벗겨져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BMW 측은 보상을 통한 합의 의사를 표명했다.
사고는 지난 8일 저녁에 발생했다. 안산시 부곡동의 정 모(남.30세)씨는 "여느 때와 같이 5살 난 아들과 함께 근처 공원에서 산책하던 중 아들이 갑자기 짜증을 내며 자전거를 탄 채로 팔짝팔짝 뛰더라"면서 끔찍했던 기억을 되짚었다.
아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왼쪽 종아리를 살펴보자 살점이 뚝 떨어져 나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즉시 전신마취가 필요한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의사는 수술부위에서 다량의 쇳가루가 검출됐고 근육보전 수술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상풍 방지를 위해 2주가량의 입원치료를 권고했다.
수술이 끝나고 정신을 차진 정 씨는 사고 원인파악에 나섰다. 뒷바퀴를 조여 주는 너트의 끝부분이 '참치캔' 따듯 잘려나간 것을 발견했다. 두발을 굴리며 자전거를 타던 중 종아리가 날카롭게 날선 크롬 도금에 베인 것이었다.
<상처를 낸 '원흉'>
<두 발을 굴리며 자전거 타는 모습>
사고를 일으킨 BMW 키즈자전거는 지난 5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38만원 가량에 특가로 판매됐다. 페달 없이 두 발을 굴리며 타는 것이 특징으로 2006년 판매를 시작해 40여대가 판매됐다. 페달은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되면 장착하도록 돼있다.
정 씨는 "이번 사고가 자전거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며 "두 발을 굴리며 타는 특성상 뒷바퀴 부분에 거치대가 없다. 즉 주차 시 손잡이와 뒷바퀴 볼트만이 바닥에 닿아 자전거 무게를 견디게 된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너트의 크롬도금이 날카롭게 벗겨져 사고의 원흉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접 상처를 입지 않은 오른쪽 다리의 복숭아 뼈와 아킬레스건 쪽에서도 볼트에 의해 긁힌 상처가 발견됐다"고 BMW자전거의 구조적 결함을 꼬집었다.
또 "'사용설명서상 볼트에 고무 캡을 씌워 사용하라'는 조항이 있으므로 소비자 과실이라며 '나 몰라라' 발뺌하는 BMW 직원의 태도에 어이가 없다"면서 "수소문을 통해 독일어로 된 사용설명서를 번역해 보니 그런 내용은 있지도 않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트에 긁힌 자국이 남아있는 오른쪽 다리>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한 사고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면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을 피해자에게 '보상을 통한 원만한 합의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부방침이 세워졌다"고 밝혔다.
'소비자과실로 일축했다'는 직원의 응대에 대해서는 "판매 딜러의 대응에 융통성이 없었던 것 같다. BMW 측 공식 입장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 씨가 제기한 사용설명서 관련 문제도 확인 중에 있다. 또 사고를 일으킨 제품은 판매 중단조치를 내렸으며, 동일제품을 대상으로 구조적 결함 여부가 있는지 조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
보상이나 합의시기에 대해서는 "제품회수 과정에서 퀵서비스 기사를 보낸데 대해 소비자가 '무성의 하다'고 반발해 지연되고 있다. 다음 주 중으로 제품을 회수해 제품 분석을 마치면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뒷바퀴에 거치대가 없는 자전거의 주차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