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감탄고토'란 사자성어가 있다. 제 비위에 맞으면 받아들이고 안 맞으면 뱉어낸다는 의미. 이해관계에 따라 이로우면 붙고 이롭지 않으면 돌아서는 믿음이 없는 행위를 일컫는다.
최근 이 말이 딱 어울리는 큼직한 이슈가 있었다. 정운찬 서울대 교수와 2PM의 재범이 주인공이다.
"두 번에 걸쳐 1천만원의 '소액'을 받은 적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강운태 민주당 의원의 추궁 끝에 실토한 말이다. 즉각 모든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활시위를 당겼다.
정 후보자는 한때 민주당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하며 영입에 온 힘을 쏟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가 민주당에 이롭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자 뇌물혐의로 형사고발 하겠다는 입장까지 표명했다.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재범도 마찬가지. 그의 손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던 팬들이 과거 그가 뱉었던 한국 비하 발언이 비위에 맞지 않자 가차없이 마녀사냥에 나섰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신문고를 울려오는 소비자들의 억울한 하소연도 '감탄고토'의 연속이다. 힘없는 소비자들을 기망하는 업체들의 행태를 접할 때면 너무나 안타깝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이로운 위치에 있으면 온갖 아양을 떤다. 그러나 정작 구매가 끝나 이로운 관계가 해소되면 뱉어내기 시작한다. 불량상품에 대한 민원이라도 제기하면 얼굴색이 180도 변한다. 심지어 회사 측에 손해를 끼치는 블랙리스트로 분류되기도 한다.
불합리한 처우에 재차 민원을 제기해 보지만 '마음대로 해라', '소모전 그만하시죠' 같은 비아냥으로 뭉개지기 일쑤다. 속된말로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 기업의 서비스라고 보기엔 '빵점'도 아까운 행태들이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가려운 곳을 긁어 줘서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마음의 위안을 삼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