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인터넷판은 28일 영국과 베트남 연구진이 베트남 농촌 지역에서 6~17세 어린이 1천5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3분의 2가 십이지장충과 다른 기생충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들의 알레르기 발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연구진이 이들에게 구충제를 반복 투여해 기생충을 제거한 결과 천식이나 습진의 발생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천식이 있는 사람 가운데 80%는 집먼지진드기와 다른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가 기생충이 인간의 면역 반응 정도를 낮출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며 나아가 인체에서 기생충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알레르기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위생 여건이 좋아지면서 선진국에서는 기생충이 대부분 박멸됐지만, 이들이 수백만 년 동안 인간과 공진화하면서 인체의 면역반응을 무디게 해 더 오래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진화 과정에서 기생충과 인체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게 얽히게 됐고, 이에 따라 몸 안에 기생충이 없어지면 면역체계가 균형을 잃으면서 천신과 다른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노팅엄대학의 카스텐 플로르 박사는 "다음 단계는 기생충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인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게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출생 직후부터 추적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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