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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13] 춤극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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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13] 춤극 ‘가야’
춤으로 풀어낸 신비의 왕국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9.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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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구려, 백제, 신라의 춤을 무대에 올려 한국의 전통과 문화유산을 끊임없이 춤의 언어로 해석해 창작 무용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던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안무자인 국수호님이 국립 무용단과 함께 이번엔 1600여년 전 가야 의 역사를 우륵의 가야금 12곡을 모티브로 한 신비한 가야 왕국을 그만의 특별한 춤의 언어로 풀어내었다.

일반적으로 그동안 가야문화는 교과서나 사진집을 통한 빗살무늬 토기와 철기 문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동안 무대화시키는 작업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아 대중과 밀착되는데 다소 먼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신비한 베일에 감추어졌던 그런 가야의 향취가 이번 2009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기간 중 안무자 국수호님과 국립 무용단의 정기 공연에 의해 그 베일은 하나씩 그 태고의 아름답고 신비한 자태들을 드러내었다.

객석에 들어서자 마주한 무대는 신비한 콩고 블루의 조명 아래 가야의 커다란 봉분이 무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마치 1600년 전의 베일에 감춰진 신비한 역사와 시간 속으로 안내하듯이 퇴색된 봉분의 색체는 궁금증과 호기심, 신비함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객석에서부터 한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하고 메인 사막이 올라가고 드디어 대성동 고분이 열리고 1600년 동안 잠자고 있던 가야의 시간과 역사, 숨결이 태동하듯 모든 것이 열리며 하나 둘씩 깨어났다.

작품은 현대의 우륵의 연구가가 가야금을 연구하다 가야금 속에서 가야의 모든 것을 느끼고 스스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가야의 화려한 건국을 나타내는 호방한 춤사위와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혼례와 가야금 12줄에 우륵과 그 제자인 니문, 그리고 가야금 소리에 담긴 무악과 더불어 순장되는 이들의 흐느낌과 탄식을 그동안 일관되면서도 독특한 춤의 언어를 개발한 국수호님의 춤의 기호와 함께 캐릭터와 극적 상황에 맞는 정서적인 언어로 풀어 낸 기운과 충만한 에너지로 가야의 역사와 생활, 문화와 더불어 그들의 삶을 마치 꼴라쥬 형식으로 모아 펼치며 마지막 봉분이 닫힐 때 까지 그 신비한 자태를 뿜어내고 있었다. 작품이 다소 긴듯하고 메인 줄거리가 다소 흐려지긴 했지만 볼거리와 함께 신비롭기만 한 가야의 호흡을 느끼고 향유 하는 데는 충분했었다.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디자이너 박동우님과 함께 풀어 낸 화려하고 단아한, 또는 상징적이고 미니멀하고 깔끔한 무대는 마치 태양의 서커스보다 더 화려하고 감각적인 무대 미장센을 보여 주며 한국 무대 미술의 차원을 몇 단계 끌어 올린 미학적인 무대를 연출한 것이었다.



[뉴스테이지=글_유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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