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우명환 기자] 1천 병상 이상의 대형 대학병원에서 마취주사를 놓은 어린 응급환자들을 놔두고 담당 성형외과의사가 잠을 자러 간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저녁 9시경 경기도에 사는 이 모(여.36)씨는 22개월 된 딸이 넘어져 아래턱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해 수도권의 S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사는 이 씨의 아이와 또 다른 아이 2명에게 국소 마취주사를 놓았다. 이어 아이들이 처지중에 움직이면 치료가 어려우니 수면시럽을 복용토록 했다.
모든 수술 준비를 마치고 의사를 처치를 기다렸으나 담당 성형외과의사가 2시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간호사나 다른 보조 의사도 없이 아이들은 마취 된채로 무방비로 방치됐다.
기다리다 못한 이 씨가 의사의 행방을 물었으나 모른다는 무관심한 답변뿐이었다. 전화해보라고 다그치자 그제서야 전화기를 들더니 전화를 안받는다며 "자는가?"라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나서 한참후에 의사가 응급실 처지실 안에 있는 회의실에서 자다가 나왔다. 나와서도 미안하단 말도 없이 그냥 황망하게 서서 아이들 치료할 생각도 않는 듯 했다.
결국 마취주사를 놓은지 3시간이 거의 돼서야 마취돼 있던 다른 아이의 처치를 시작했다. 마취주사의 효력이 다했는지 아이가 비명을 지르면서 자지러졌다, 마취주사의 효능이 대략 2시간 전후라고 하니 생살을 꿰맨 셈이었다.
아이가 너무 고통스러워 하니까 이 씨의 아이한테는 상처 부위에 마취주사를 다시 놓고 꿰맸다.
결국 20분 정도면 끝나는 처치를 두고 4시간을 끌었다.
이 씨는 "밤 늦은 시간이라서 피곤함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초저녁부터 마취된 어린환자들을 방치해 놓고 잠을 자는 의사의 윤리의식이 의심스럽다. 이런 의사가 앞으로도 의사로서 계속 활동하면 환자들이 어떤 고통을 당할지 끔찍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 병원은 규모만 컸지 응급실이 응급실 같지 않고, 성형외과 의사 한명만 있지 담당 간호사와 보조의사도 없었다"며 "응급실에서 의사가 2시간 가까이 보이지 않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은 이렇게 잠자는 것이 익숙해져서 그런것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S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이가 어려 잠들 때까지(수면시럽 투여) 기다리면서 의사가 다른 환자를 돌보고 있었으며 30분 정도 당직실에서 앉아 있었다. 환자는 턱밑 1㎝정도 찢어진 상처로써 마취가 풀린 것도 아니며 좀 늦게 꿰매 준 것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 씨는 "다른 환자를 돌보거나 당직실에 있었다면 간호사가 전화로 호출을 여러 번 했는데 받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이냐? 응급실 의사가 전화를 안 받는 게 말이 되냐, 그리고 우리 애가 어려서 수면시럽을 먹고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면 조금 늦게 응급실에 도착한 초등학생은 왜 바로 처치를 해주지 않고 1시간 이상 기다리게 했냐? 우리가족 3명이 응급실에 계속 있었는데 담당의사가 지나가는 것을 본적이 없고 나중에 당직실에서 나오는 것만 봤다"며 병원 측의 의사가 잠자지 않았다는 해명에 강한 불신을 보였다.
이 씨는 "지역사회의 자랑스러운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는 대학병원이 이러고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실행한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