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희 기자]분유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은밀한 '네거티브 마케팅' 시한폭탄이 터졌다. 분유업계 매출액 1,2위를 다투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비방성 댓글과 인터넷 여론몰이등을 이유로 맞고소전에 돌입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해당 업체 모두 조사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히겠다며 몸을 사리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수사결과 양사 모두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사가 절반도 진행 안 된 상황에서 수사사실을 침소봉대해 언론에 알리는 매일유업 측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처음부터 남양 직원을 지목해서 고소 한 것이 아니다"며 "법무팀에서 사이버 범죄와 관련 명예훼손을 조사하던 중 악성댓글의 게재 횟수가 잦았던 악플러 20명을 추렸고 그중에 6명이 남양유업 관계자였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도 놀랐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 회사 모두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으나 맞고소가 이뤄진 만큼 분유업계 간의 진흙탕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난타전의 포문을 먼저 연 쪽은 매일유업이었다.
매일, 남양유업 직원 6명 '사실무근'의 비방 댓글 올렸다 고소
지난 7월 30일 매일유업은 육아 전문 사이트와 인터넷상에 자사 상품의 비방글을 올린 남양유업 직원 6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매일유업은 육아 전문 사이트인 '맘스 홀릭 베이비', '지후맘'과 포털 사이트 다음 등에 '사카자키균이 나온 매일 분유 못 먹이겠다'는 비방글을 올린 악플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20여 명의 아이디를 추렸다. 그중에 비방글의 성격이 나쁘고 반복적으로 게시했던 악플러 6명이 남양유업 직원으로 밝혀진 것.
비방글은 지난 7월 중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매일유업의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 품명의 13g 포장단위 제품에서 '엔테로박터 사카자키균'을 검출한 것과 관련된 것이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사카자키균이 나왔던 해당 제품은 검사 직후 전량 폐기해서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 유통되지도 않은 제품인데 마치 현재 유통되고 있는 동일제품이 모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악플을 단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다"고 말했다.
또 "해당 사이트들이 모두 임산부들의 정보의 장이고 오피니언 리더들이 활동하는 곳 인만큼 사실무근의 내용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고 고소의 이유를 밝혔다.
담당서인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22일과 지난 5일 남양유업 관련 부서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 결과, 남양유업 본사 판매기획팀 컴퓨터에서도 관련 자료들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 '허위사실' 유포했다며 매일유업 상대로 고소
남양유업은 판매기획팀 컴퓨터에서 관련 자료들이 나왔다고 해서 회사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또 고소된 직원도 정식 직원이 아닌 판촉직원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타사와 관련된 내용이라도 분유업계의 이슈에 대해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사카자키균 검출' 건처럼 민감한 문제가 터지면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이럴 때 직원이 그 내용을 알고 있어야지만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서 관련 내용을 저장해 두고 있었던 것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남양유업도 매일유업이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자사 제품을 비방해왔다며 종로경찰서에 맞고소를 제기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일우리아이닷컴 홈페이지에 남겨진 ID tar***의 댓글을 근거로 제시했다. 댓글은 '남양 원료에서 멜라민이 나왔다고 방송이 됐다. 멜라민과 상관없는 분유는 매일 분유 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우리도 그동안 비방 댓글에 많이 시달려왔다. 이번에 유독 매일유업의 고소 건이 부각된 게 황당할 뿐이다. 멜라민 분유와 같은 비방 댓글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인 만큼 이번에 확실하게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종로경찰서는 남양유업을 수사한 후 매일유업 수사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