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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성과수수료 '눈먼 돈'..명의도용으로 100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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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성과수수료 '눈먼 돈'..명의도용으로 100억 챙겨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10.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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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보험자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대여해 보험 상품에 가입한 뒤 보험사로부터 100억여원의 성과수수료를 챙겨온 손해보험사 총괄대리점은 국내 보험사의 상품을 통합적으로 취급해 보험사 본사의 감독이 소홀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14일 경찰에 적발된 손해보험사 총괄대리점 T사 대표 김모(42)씨와 보험모집인 등 51명은 작년 5월부터 지난 6월까지 도용하거나 빌린 명의로 청약서를 허위로 꾸며 8천700여건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후 모두 104억원의 성과수수료를 9개 손해보험사로부터 부당하게 받아냈다.

이들은 보험료 대납을 조건으로 명의를 빌리거나 서울 모 지점에서 1천만원을 주고 사들인 450여명의 고객 정보를 이용해 보험에 가입한 뒤 1개월에서 1년가량 보험료를 대납한 뒤 보험사가 지급하는 성과수수료를 챙겼다.

경찰은 사정이 이런데도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모집인을 직접 두고 운영하는 자사 대리점과 달리 각 사의 상품을 통합 취급하는 총괄대리점에 대한 관리는 허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명의를 도용당했거나 빌려준 사람들이 항의하면 '대리점 서비스차원에서 보험상품에 가입해준 것이다', '보험료를 대납해주겠다'는 식으로 무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이들에게 보험상품 계약성사 후 보험사가 지급하는 성과수수료는 '눈먼 돈'이었다.

이들은 보험청약서에 명의 대여자나 도용자의 명의로 이들의 직업이나 담보능력, 연봉 등을 허위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보험에 가입했다.

특히 보험사의 계약 확인전화에 대비해 청약서에 보험 모집인의 전화번호를 기재해 계약 확인전화를 대신 받았고 7개의 특정 계좌를 운영하며 인터넷뱅킹으로 가상계좌로 매달 보험료를 돌려막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괄대리점 T사 대표 김씨 등의 사기행각은 또다른 보험사기로 이어졌다.

경찰은 T사를 통해 상해보험에 가입된 명의 대여자들 중 상당수가 보험사기를 저지른 T사보다 한술 더 떠 고의로 사고접수를 한 뒤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잡고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런 수법으로 혐의가 확인된 명의대여자가 500여명에 달하고 이들이 부당하게 타낸 보험료는 5억~10억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추산했다.

이 같은 사기로 보험사에서 빠져나간 수수료와 보험금은 일반 가입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보험금은 다수 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사기 보험금'만큼 실질적으로 받아야 할 사람이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일반 가입자가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게 경찰과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금융감독원 손해보험서비스국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보험 모집인과 명의 대여자들의 공모 혐의 등을 확인해 관련자들을 추가 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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