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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빛바랜 핑크빛 시절, 뮤지컬 ‘더 매지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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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빛바랜 핑크빛 시절, 뮤지컬 ‘더 매지션스’
만질 수 없는 아름다움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10.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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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마법사의 유리구슬을 연상케 했던 스노우볼을 기억하는가. 투명한 동그라미 안 또 다른 세계를 간직한 스노우볼은 유리만 매만지게 될 뿐 그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없기에 더욱 신비로웠다. 나와 함께 하지 않으나 상상으로 존재하는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집들, 동물들, 나무들, 그리고 사람들. 이 포스터는 유리구슬 속처럼 아름다웠던 시절로만 추억될 뿐 다가갈 수 없는 과거를 연상시킨다.

유리구슬 안에는 네 명의 남녀가 있다. 이들은 윤곽선과 하나의 색으로만 칠해져있을 뿐이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모두들 윤곽뿐인 기억 저편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각자가 취한 포즈는 생동감이 있다. 지나버린 시간의 열정과 즐거움, 청춘이 유리구슬 안에 박제된 듯 정지돼 있다. 그 위로 떨어지는 눈송이들.

포스터의 배경은 로맨틱한 사랑을 연상시키는 핑크빛이다. 그런데 화사하지만은 않다. 뭔가 불안하게 느껴진다. 바랜 듯한 핑크가 오래되고 낡은 사랑을 연상시킨다. 군데군데 피어있는 꽃도 마냥 화려하지만은 않다. 붉은 얼룩은 짓밟혀진 꽃물 외에 피를 생각나게 한다. 위에서 아래로 한 방울 톡, 떨어졌을 때의 그 퍼짐. 누군가 추락했을 때의 그 효과가 유리구슬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로 인해 스노우볼 안에 갇혀있는 네 명의 남녀들이 즐거워 보이지만은 않다. 낡은 추억과 낡은 사랑, 그럼에도 아직 핑크빛을 잃지 않고 있는 색감이 현재의 아쉬움을 표현한다. 이들이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그 과거는 어느 지점일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마법사밴드가 만들어낼 마법과 같은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오는 10월 16일부터 창조콘서트홀 2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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