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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총연출가 국수호가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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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총연출가 국수호가 말하다
‘창작이 가미된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10.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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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대중문화와 낙랑의 선진문화, 해양문화를 조화시킨 시각적인 창작 발레 ‘왕자호동’.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지만 국립발레단은 그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아름다운 안무를 더했다. 외국인의 주종이라 여겨왔던 발레를 문병남 선생님의 안무로 꾸며, 우아하고 동양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더불어 동양의 신화적 요소인 청룡, 주작을 영상으로 살려 신비로운 운명을 더욱 강조했다. 또한, 왕자호동은 인간들의 이야기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신들을 개입시켜 신화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극으로 꾸몄다.

- 운명을 강조하는 ‘흰사슴’

음악극이나 다른 극에 비해 상당히 단순한 작품을 썼는데 극 중 ‘흰사슴’의 존재를 부각시켜 호동의 운명을 강조했다. 호동이 무심코 죽인 ‘흰사슴’은 호동을 계속 따라다니는 것으로 복수를 하는데 그런 내용을 각색부분에서 보다 강조했다. 또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죽음의 여신이 흰 옷을 입고 따라다니는데 운명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면 애절한 삼각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호동왕자에서는 대문신왕이 무모한 정복자여서 한 부족을 멸족시켜 그 부족 딸이 남장을 하고 궁으로 들어가 호동을 사랑하게 된다. 그 사이에서 애타는 삼각관계가 발생한다. 여기서 보여지는 운명의 강조는 북한의 이태준 작가가 쓴 ‘왕자호동’에서 따랐으며, 옛날 한국영화에서도 그대로 따라 썼고, 북한 만화영화도 이태준의 소설을 따른다. ‘호동왕자’에서 발레는 굉장히 섬세하고 이미지 예술로써 신성한 존재를 개입하고자 ‘흰사슴’을 탄생시켰다. 이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당시 두 나라는 정약결혼과 그 결혼을 주변국이 축하해주는 것을 보아 상당히 인터내셔널한 모습을 보인다. 이 작품을 5년 이상 계속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3~4년 후에는 국제 무대에 나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작발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발레, 세계화의 물꼬를 트다

이 작품을 필두로 창작발레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레파토리의 60%를 창작하며, 창작을 하지 않을 경우 후원이 되지 않는다. 창작발레를 하는데 있어서 200명 중 고전발레, 모던발레, 중국적 창작발레 이렇게 3그룹을 나눠 발레단을 확대 시킨다. 발레가 세계 보편적 언어이기에 세계로 나가기 더 좋으며, 이런 것이 잘 되어 국가에서도 강력하게 지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아시아의 예술을 기반으로 발레가 세계로 나가고 수도 더 늘어날 것이다. ‘왕자호동’에서는 해와 달이 그려진 벽화가 많이 등장하는데, 고구려는 대륙적이기 때문에 빨강, 오렌지, 브라운, 먼지, 야만적인 다이나믹한 대륙적인 금속 등 따뜻한 색이면서 활기차 불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에 비해 낙랑은 파랑, 하얀, 은색 등 물의 세계를 이룬다. 이렇듯 고구려가 금색이고 동색이면 은색, 하얀, 블루, 연분홍, 연꽃 그것을 고려해 의상과 깃발 역시 그렇게 제작해 맑고 부드럽고 여성적이다.

- 좀 더 애끓는 결말을 위해

지금과는 동떨어진 듯한 200년의 이야기지만 왕자호동은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다. 보다 애끓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죽지 않고, 낭랑공주를 안고 사라지는 것과, 둘 다 죽어야 되는 것 인지. ‘왕자가 낭랑공주를 따라 죽느냐 마느냐’ 어느 쪽이 더 슬픈지는 관객들에게 물어봐야 할 숙제다.
오랫동안 창작물이 뜸했는데 ‘왕자호동’을 시작으로 창작에 대한 봇물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왕자호동’은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레파토리가 이어지길 바라며, ‘왕자호동’은 지방공연 해외공연을 아우르는 작품이 될 것이라 확신하다.

[뉴스테이지=박선영/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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