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우명환 기자]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utomated Teller Machine 이하 ATM)에서 출금한 1만원권 속에 1천원권이 섞여 나왔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그러나 해당 은행 지점은 소비자의 착각일 뿐이라며 오작동 가능성을 부인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은 은행 지점 관계자와 ATM기 제작회사 관계자등과 공동으로 ATM기 오작동 여부에대한 정밀 진단을 실시했다.
서울 자양동에 사는 나 모(여, 49세)씨는 최근 인근 은행 ATM기에서 현금 70만 원을 인출한 후 곧바로 돈을 세어 보고 봉투에 담았다. 나 씨는 인출한 현금을 봉투 째 어머니에게 전해드렸다. 며칠이 지난 후 어머니는 "돈 봉투를 지인에게 줬는데 지인이 세어보더니 중간에 천원짜리 4매가 섞여 있다고 한다"고 연락해 오셨다.
나 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서 70만원이란 말을 들은 후 돈 봉투를 지인에게 건넬 때 까지 꺼내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 씨는 “고작 3만6000원 때문에 모자가 양심을 팔지는 않는다”며 은행 ATM기의 오작동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지점 관계자와 ATM기 제작사의 협조하에 ATM기의 작동원리와 작동상태를 직접 확인했다.그리고 당시 나 씨가 돈을 찾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인했다.
CCTV 영상에서는 나 씨가 ATM기에서 돈을 찾아 세는 장면이 확인됐다. 그러나 1만원권 속에 1천원권이 섞여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은행직원은 “ATM기는 일만원권과 수표만 출금하도록 된 기계이고 고객이 ATM기에 입금한 돈은 별도의 회수함에 보관 된다”며 “타 업체의 ATM기 중에는 활류식이 있어 고객이 입금한 돈이 출금되는 것도 있지만, 이 ATM기는 그 방식이 아니라서 고객이 입금한 천원짜리가 출금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은행직원이 먼저 돈을 감별과 계수를 한 다음 ATM기에 넣으면 기계에서 다시 감별과 계수를 하고 고객의 출금요청 시 다시 감별과 계수가 이뤄진다”며 천원권 화폐가 섞일 가능성을 일축했다.
약 3천매의 일만원권 중간에 일천원권 4매을 끼워 ATM기에 넣어 테스트를 해 봤지만 ATM기는 정확히 일천원권 4장을 가려냈다.
이어서 일만원권 70매 중간에 일천원권 4매를 끼워 넣어 직접 계수를 했지만 서로 다른 크기와 색깔로 인해 구별이 가능하다는 은행측의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ATM기의 오작동 제보는 이번 뿐이 아니다.
최근 농협 ATM기에서 일만원권 대신 오만원권이 나와 소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신형 ATM기가 비싸서 구형 ATM기에 일부 부품만 바꿔 낀 것이 원인이 됐다.
농협 측은 오만원권 인출도 가능하도록 부품을 바꾼 날, 직원이 오만원권을 만원권 통에 넣었고, 공교롭게도 기계가 인식을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었다.
이처럼 ATM기는 직원의 착오와 기계의 인식률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ATM기 제작사 관계자는 “이전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기계가 출시되기 때문에 만원권과 천원권을 인식 못해 섞여나가는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나 씨는 “기계가 정상작동 하다가 한번 오작동 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ATM기에 대한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