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예식장 뷔페의 무성의한 서비스와 불량한 음식 문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빈 음식 통만 내놓아 생애 가장 큰 경사인 결혼식을 망쳤다는 제보가 또 다시 제기돼 결혼식장 예약 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 사는 김 모(여․34세) 씨는 지난 10월 17일 서울 노원구 부근의 S웨딩홀에서 진행된 친정오빠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빠의 결혼을 축복해주러 온 하객의 절반 이상이 음식이 부족해 그냥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음식 중에서도 굴, 주꾸미 등 해산물은 상해 먹을 수 없었고 정수기에서는 이물질이 나와 물도 제대로 마실 수 없었다.
김 씨에 따르면 오빠의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예약을 재확인하기 위해 웨딩홀을 찾아 갔을 당시 웨딩홀 주변은 같은 건물 내의 사우나 확장공사로 각종 공사자재와 쓰레기들이 흩어져 있었다. 또 피로연장과 주방은 며칠 지난 식자재들이 방치돼 있었다.
염려가 된 김 씨는 웨딩홀 대표에게 결혼식을 차질 없이 치를 수 있도록 주변 정리와 음식 문제 등을 신신당부했다. 업체 대표는 당일 1천명 분의 음식을 준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기우는 현실이 됐다. 당일 오후 2시 30분 예약에 맞춰 양가 하객들(신랑 측 160여명, 신부 측 100여명)이 예식장에 도착했지만 음식이 부족하고 위생상태가 불량해 상당수가 그냥 돌아갔다. 30분 먼저 식을 치른 다른 하객들(300여명 추정)도 음식문제로 업체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김 씨 측은 웨딩홀 사무실로 찾아가 강력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1천명분의 음식을 준비했는데 어떻게 모자랄 수 있나,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며 되레 큰소리를 쳤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양 측 간에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경찰이 출동했고 우여곡절 끝에 음식 값의 절반만 주기로 하고 합의했다.
김 씨는 "웨딩홀에서 찍은 야외 촬영 사진과 본 식 사진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합의한 것"이라며 "음식 상태는 물론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조차 하지 않는 업체 측의 뻔뻔한 태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소송이라도 하고 싶지만 이미 합의를 했기 때문에 속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웨딩홀 관계자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음식이 충분했고 위생상태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제보자 측이 당초 300명을 예약했는데 하객이 500명이 넘게 왔다"며 "단지 오후 마지막 타임이어서 저녁 행사준비로 식판을 뺐을 뿐이다. 음식 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로 인한 피해를 입증할 병원 진단서 등의 증거를 대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4~5개월 전에는 외주로 음식을 조달했지만 지금은 20년 경력의 주방장과 직원 등 직영으로 하고 있어 음식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오후 3시쯤 제보자 측 인사 14명 정도가 사무실로 찾아와 100만 원 이상 할인해 달라며 대표의 멱살을 잡는 등 우리도 곤욕을 치렀다"며 "제보자 측은 지금까지도 예식비와 음식 값을 주지 않아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엇갈린 주장을 폈다.
하지만 김 씨는 "업체 관계자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당시 업체 대표는 '법대로 하자'며 대화를 거부했고 사장이 나서 합의서를 제안해 다시 찾아 갔으나 대표가 또 다시 거절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음식 값의 절반을 깎아주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웨딩홀 대표와는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