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발레 ‘왕자호동’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발레 ‘왕자호동’은 신비한 북 자명고를 둘러싼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드림팀이라 할 만한 연출진들이 모여 제작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최고의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운다. 그 중에서 호동왕자 역을 맡은 이동훈을 만났다.
이동훈은 2008년 발레 ‘호두까기 인형’으로 3개월 만에 전막 발레의 주역으로 데뷔한 국립발레단의 새로운 별이다. 그는 2009년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발레 ‘신데렐라’에서도 왕자 역을 맡아 언론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동훈은 달콤한 마스크에 힘이 넘치는 도약과 회전 등으로, 우아하면서도 남성적인 힘이 넘치는 아름다운 발레를 구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2006년 러시아페름아라베스크국제발레콩쿠르 동상, 2007년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2009년 모스크바국제발레콩쿠르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가 발레 ‘왕자호동’에 대한 기대감을 풀어놓았다.
- 발레 ‘왕자호동’의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소감이 어떤가?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연습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빨리 무대 리허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저 스스로 어떻게 작품을 해석해나가고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기대도 많이 되죠.
- 발레 ‘왕자호동’은 한국적인 작품이다. 이와 유사한 작품 경험이 있는가?
대학교 다닐 때 ‘몽유도원도’라는 작품을 했었어요. 구성이나 연출 부분에서는 많이 다르나 한국적 소재를 갖고 있다는 것, 또한 왕들끼리의 다툼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해요. 그때 당시 많이 힘들었어요. 흔히 봐오던 클래식이 아닌 창작 작품이었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는데 그 때의 기억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이 작품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아무래도 안무가가 다르고 새로운 연출의 작품이다 보니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몸에 어느 정도 밴 것 같아요.
- 그 동안의 해왔던 작품들과 발레 ‘왕자호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의상과 분장이 그동안 해왔던 작품과 많이 달라요. 머리 모양도 그렇고. 특히 음악 부분에 있어서는 외국의 클래식 음악을 듣다가 한국 음악을 듣다보니 이 음악을 어떻게 해석해서 춤을 춰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안무도 클래식 동작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겁을 먹기도 했죠. 지금은 파트너 김지영씨께서 잘 도와주시고 많은 선배 형들도 신경 써 주셔서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왕자 호동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이 있는가?
그냥 제 개인적으로 현재 사극 등을 많이 봤어요. 또 그 시대에 대해 자료 검색도 많이 하고요. 같은 왕자인데 우리나라만의 왕자 특징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처음에는 안무가 선생님께도 여쭤보고 그랬어요. 우리만의 한국적 왕자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몰랐는데 결국 다 비슷하더라고요. 똑같은 왕자고 정서가 다를 뿐. 그럼에도 처음 듣는 음악의 왕자를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힘들었죠.
- 이동훈이 생각하는 왕자 호동은 어떤 인물인가?
인간적인 것 같음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배경이나 상황 때문에 비인간적인 행동을 많이 하게 되는 인물이에요. 그리고 그걸 견뎌내지 못한 것 같아요. 의외로 많이 약한 왕자가 아닐까 생각돼요.
- 호동 외에 극 중 탐나는 역할이 있다면?
저는 필대 장군도 탐이 나고 사슴 역할도 있는데 그것도 좀 탐이 나요. 길조를 의미하는 흰 사슴이 등장하는데 매력적인 것 같거든요. 그 사슴이 광대랑 또 연결이 돼요. 캐릭터 적으로 강하다보니 끌리는 부분이 있어요. 또 솔로의 사슴 독무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잘못 표현하게 되면 작품 전체의 이해가 잘못 전달돼요. 중요한 역할이죠.
- 이번 작품의 파트너 김지영씨는 어떤 무용수인가?
제가 지영씨를 신데렐라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났었어요. 제가 발레를 배울 때 김지영씨는 우상이었어요. 그 우상과 함께 춤을 추게 되다보니까 처음에는 머리가 백지처럼 하얘지더라고요. 춤을 추며 남자가 리드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지영씨가 저를 리드하곤 했어요. 지영씨는 무대 위에서 제가 떨거나 긴장하지 않고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줘요. 연습할 때 역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조언 등을 많이 해주세요.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이겠죠. 그 부분에서 뛰어나세요.
- 둘의 호흡은 잘 맞는가?
저는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지영씨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 평소 발레 외에 즐겨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저는 영화 감상하는 걸 좋아해요. 또 여행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시간이 되면 교외로 자주 나가 바람 쐬곤 해요. 스포츠 종류로는 농구 되게 좋아하는데 제가 공연이 많을 때는 그런 것들을 전혀 못 즐겨요. 다칠 수도 있고 몸살이 나는 경우도 많아서요.
- 특별한 몸 관리 비법이 있는가?
굉장히 단순해요. 평소 몸 관리를 위해서 제가 하고 싶은 운동 등을 못하잖아요. 제 취미가 활동적인 게 많았는데 이제는 그 취미생활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일찍 자고 일찍 쉬어요. 간단한데 먹은 만큼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그 후에는 푹 쉬어요. 이것들을 꾸준히 이행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침에 항상 몸을 푸는 등 그 리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죠.
- 발레 ‘왕자호동’의 이후 계획은 어떤가?
이후에는 발레 ‘백조의 호수’를 통해 왕자 역으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될 것 같아요. 항상 부족하지만 관심 많이 가져 주셨으면 해요. 저 또한 무대 뒤에서 노력한 것들이 무대 위에서 다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관객 분들이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테니 격려 부탁드려요.
[뉴스테이지=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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