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롱런하는 연극을 보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법 없고 허접한 작품엔 관객들이 몰리지 않는 법이다. 대학로에서 4년간 장기 공연되며 18만 관객을 끌어 모은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개막한지 2년 만에 전국 관객 10만 명을 돌파한 연극 ‘그남자 그여자’. 싹수 있는 연극들의 이유 있는 흥행 비결은 무엇일까.
- 연인끼리 가족끼리 골라서 연극 본다!
세대별로, 계층별로, 그리고 자신의 처지(?)별로 선호하는 연극의 장르도 저마다 제각각이다. 연인이라면 연극 ‘그남자 그여자’를, 그리고 가족끼리라면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을 본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 작품들은 각각 커플과 가족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장기 공연을 이끌어 냈다.
◎ 연극 ‘그남자 그여자’
이 작품은 인기 라디오 드라마 ‘그남자 그여자’의 이야기 중 이미나 작가가 직접 창작한 에피소드만 엮어서 출간한 동명의 에세이집을 원작으로 한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지난 2007년 초연 이후 2년 동안 일곱 번의 앙코르 공연을 올리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공연은 원작의 짧은 에피소드들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한 언어로 표현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내 커플과 대학생 커플은 두근거리는 첫 만남에서부터 설레는 첫 데이트, 달콤한 사랑, 쓰라린 이별의 에피소드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랑의 징검다리’로 출연하는 멀티맨은 1인 12역을 소화하며 관객들에게 웃음폭탄을 선사한다.
인터파크 관람후기에서 아이디 love1another는 “이소라의 음악도시에서 이미나 작가의 그남자 그여자를 만났을 때, 그남자와 그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책으로 만났을 때, 그리고 연극 ‘그남자 그여자’를 만났을 때 모두 같으면서도 그 때마다 다른 공감을 하게 했다”며 “남자친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폭을 자연스레 넓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대학로에 이어 지난 10월 9일 강남 윤당아트홀의 개관작으로 선정돼 오는 1월 3일까지 공연된다.
◎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100석 소극장의 기적이라 불리며 18만 관객들을 불러 모은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마음이 지칠 때면 누구나 찾아와 눈물 쏙 빠지게 웃고 울면서 위로 받는 연극이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이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탁소 주인 강태국을 통해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4년 째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 중인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지난 10월 16일 압구정 윤당아트홀의 개관에 맞춰 강남 무대로도 진출했다. 이번 강남 공연은 새로운 관객 개발 및 지역 주민들이 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소극장 공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강남 기획팀의 이종현 팀장은 “한 달 정도 지역 마케팅이나 홍보를 하다보니까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걸 알았다. 관심은 있었는데 대학로가 너무 멀어서 못 가겠다는 분들도 있더라. 또한 일요일에는 3인 이상 가족 단위로 공연을 관람할 경우 3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도 오픈 이후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작품은 2010년도 중학교 교과서에 연극의 일부가 실릴 예정이다. 이번 교과서 수록은 공연되는 현대 창작 희곡 중에선 최초며, 수록된 분량도 희곡(세탁소 습격장면부터 결말까지)과 연출노트, 공연 관람 후 감상문 등 1‧2권 통틀어 34페이지에 이른다.
[뉴스테이지=최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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