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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바위 때문에 인재 씨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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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바위 때문에 인재 씨말랐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5.13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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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에 인재가 나지 않는 것은 원래 자리에서 떨어진 사모바위의 저주 탓?'
13일 김천시 양천동 산바산 사모바위 인근에서 무속인 30여명이 국태민안과 지역인재 배출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내 눈길을 끌었다.

무속인들은 전날부터 사모바위 앞에서 산신제를 지낸데 이어 이날 자리를 옮겨 근처 자산공원 앞에서도 산신제를 지냈다.

이들은 사모바위 앞에서 산신제를 지낸 이유는 사모바위가 인재 배출과 연관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산바산 사모바위는 조선조 대신들이 머리에 쓰던 사모(紗帽)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김천시지(金泉市誌)에 따르면 사모바위는 원래 산바산 동남쪽 꼭대기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조 초기 영남 사림파의 종주인 김종직 선생이 관직을 사퇴하고 김천 산바산 인근 배천마을에 살았고, 이 무렵 김천은 문향(文鄕)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 당시 인근의 하로(현재의 양천동)마을에는 일시에 3판서 6좌랑이 났다고 할 만큼 고관대작과 학자가 많이 배출됐다.

주민들은 관직에 나가야 쓸 수 있는 사모를 닮은 사모바위의 영험한 기운 덕에 마을에 인재가 많이 났다고 여겼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 고관대작이 드나들고 김종직 선생을 찾아오는 선비들까지 많아지면서 이를 뒷바라지하던 김천역의 역리들은 하루도 편히 지낼 날이 없었다.

이러던 중 한 역리의 꿈에 도승이 나타나 "사모바위만 없애면 편히 지낼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꿈을 전해들은 역리들은 몰래 산 아래로 바위를 굴려 떨어뜨렸고, 그 이후로 이 지방에서 과거에 합격하는 사람이 나지 않았다고 전한다.

이 일로 역리들은 불편을 덜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인재가 나지 않는 데 대해 하로 사람들은 원통히 여기고 산 밑에 떨어진 사모바위를 마을 어귀에 옮겨 놓은 뒤 정월이면 동제를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동제도 명맥이 끊기면서 지역 발전을 이끌어 줄 인재가 나타나길 바라는 지역 주민들은 사모바위의 추락과 동제의 단절에 아쉬워해왔다.

김천무속협회 소속 무속인들이 이날 산신제를 지낸 것도 사모바위의 정기를 되찾자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재가 나지 않는 것을 사모바위 탓으로 돌리거나 무속 행위를 벌이는데 대해 시대 흐름과 맞지 않다며 마뜩하지 않은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무속협회는 좋은 뜻에서 추진한 일인 만큼 주민들에게 이해를 당부했다.

김천무속협회 이정철 회장은 "김천에도 인재가 나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무속인들이 나서게 됐다"며 "김천이 문향이란 이름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산신제를 지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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