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이유로 뉴스를 장식해온 배우 김부선(본명 김근희ㆍ44)이 15일 오후 10시50분 방송되는 EBS '시대의 초상'에서 이제껏 밝히지 않았던 솔직한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전두환 정권이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민심 수습에 혈안이 돼 있던 1980년대. 169㎝의 훤칠한 키에 서구적인 스타일의 외모로 패션계의 샛별이었다가 영화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1983년 개봉)로 데뷔한 김부선은 당시 최고의 인기 시리즈인 '애마부인' 3편(1985년 개봉)의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되고 예명도 염해리로 바꿨다.
김부선은 베드신은커녕 흐느껴 우는 간단한 연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당시 조감독인 강우석 감독은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정인엽 감독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채털리 부인' 시리즈 테이프를 던져줬고 그걸 보고 따라했던 '애마부인3'는 그를 '에로배우'라 불리게 했다.
김부선은 "'애마부인3'의 상대역이었던 이정길, 그리고 수많은 에로티시즘 영화에 나왔던 당대의 여배우들은 그냥 '배우'로 불리는데 왜 내게만 '에로배우'라는 꼬리표를 붙이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대마초 파동' 당시 여배우이기 때문에 부당하게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1989년 억울하게 빼앗긴 딸을 찾기 위해 자수를 했던 내게 담당검사는 참기 힘든 조롱을 했습니다. 충격과 상처가 커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던 그 담당검사는 14년 후 변호사가 되어 절 찾아와 충격적인 고백을 했습니다. 저와 같이 기소됐던 국회의원이 풀려났던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 풀어줬다는 거지요."
그는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흡연자와 대마 소지자까지 구속,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외국 여러 나라들처럼 벌금형 정도로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비범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부선은 2004년 대마를 마약으로 규정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이밖에 그는 이날 방송되는 인터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파티에 초대받았으나 거절한 이야기, 어머니가 제주 4ㆍ3항쟁에서 희생당한 슬픈 가족사, 수배 여대생을 숨겨준 사연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제작진은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김부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며 5공 정권부터 지금까지 목격한 사법부와 우리 사회 지도층의 거짓과 위선을 생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